北, 종전선언 이행 촉구… “남한이 적극 나서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조선인민군 제525호 공장 시찰 장면. 김 위원장이 군납 식품을 생산하는 직원들과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노동신문


북한 매체들이 미국을 향해 종전선언 약속 이행을 거듭 강조하고 나섰다. 북한이 ‘전승절’로 기념하는 정전협정 체결일(27일)을 앞두고 미국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는 것도 종전선언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평화체제 구축을 요구하는 기운’이라는 제목의 정세 해설에서 “종전선언의 채택은 역사적인 판문점 정상회담과 싱가포르 조·미 정상회담에서 이미 합의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선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첫 공정이며 조·미 사이의 신뢰 조성을 위한 필수적인 요구”라며 “특히 미국은 종전을 선언하는 데서 마땅한 책임과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특히 “종전선언 문제는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합의사항의 하나로서 북과 남은 그것을 이행할 의무가 있다. 남조선 당국이 강 건너 불 보듯 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종전선언이 이뤄질 수 있게끔 적극 나서 달라고 촉구한 것이다.

노동신문 이외 ‘우리민족끼리’ 등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들도 종전선언 약속 이행을 거듭 촉구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27일에 즈음해 종전선언과 같은 성과를 내고 싶었던 것 같다”며 “북한 입장에서 종전선언은 체제안전 보장과 관련된 최소한의 조치”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27일엔 종전선언이 불가능해졌지만 판문점 선언에서 약속한 대로 올해 안에 달성하기 위해 우리 정부의 중재 역할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전협정 체결일을 앞두고 북한은 연일 행사를 열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조국해방전쟁 승리 65돌 기념 사회과학부문 연구토론회’가 전날 조선혁명박물관에서 열렸다며 다양한 행사 개최 소식을 전했다. 북한은 한국전쟁 때 미국에 항복을 받아냈다며 정전협정 체결일을 전승절로 기념한다. 그동안 북한에선 전승절 때 ‘미제(미 제국주의)’라는 표현과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행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른 분위기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조성된 대화 흐름 속에 북한이 미국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정신이 상호존중인데 북한이 미국을 비난하는 구호를 외치는 것은 모순적”이라며 “비난을 자제하면서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종전선언을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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