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군 유해 인계 장소로 원산 선택한 이유

북한이 6·25전쟁 중 북측 지역에서 사망한 미군 유해를 강원도(북한) 원산 갈마비행장을 통해 송환키로 하면서 왜 유해 인계 장소를 원산으로 택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최근 국제사회와 접점이 마련될 때마다 적극적으로 원산 지역을 활용해 왔다. 북한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인 지난 1월 원산에 있는 마식령스키장에 남측 스키 선수들을 초청해 남북 합동 훈련을 하도록 했다. 지난 5월에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행사 취재차 방북한 외신 기자들을 원산 호텔에서 숙박케 했다.

원산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향이다. 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2월 방남 당시 최문순 강원지사와 만난 자리에서 “저는 평양에서 태어났고, 오빠(김 위원장)만 강원도 원산에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의 생모이자 재일교포였던 고용희가 원산을 통해 북한 땅을 처음 밟았고, 김 위원장 출생 후 몸을 풀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원산 개발에 공을 들여 왔다. 북한은 2014년 원산 일대에 80억 달러를 투자해 ‘관광특구’로 개발한다는 ‘원산-금강산 관광지구 개발 총계획’을 발표했다. 원산에는 깨끗한 백사장으로 유명한 송도유원지와 동물원, 울림폭포 등 관광 명소들이 있고, 해안에는 고층건물이 늘어서 있다.

편리한 교통도 원산이 미군 유해 송환 장소로 낙점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북한은 군용 비행장이었던 원산 갈마공항에 2억 달러를 투자해 연간 120만명의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민간 공항으로 개조, 2015년 공개했다.

북한이 최근 원산 지역을 외부에 자주 공개하는 것은 대북 제재 해제 시 외국 자본의 적극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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