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라이프] 뜨거운데 어딜 가… 우린 도심에서 논다!

도심에서 휴가를 보내는 ‘시티 바캉스족’들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소확행’을 추구하는 이들은 시내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호캉스’를 최상의 선택으로 꼽는다. 밀레니엄 서울 힐튼 제공
 
백화점 등 쇼핑몰과 도서관에서 여름더위를 피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을 겨냥한 특별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의 뽀로로 캐릭터 존. 스타필드 하남 제공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도라에몽 파크’. 현대백화점 판교점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의 방학특강에서 실습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제공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한때 달콤한 유혹으로 다가왔던 광고 카피다. 하지만 떠나기 위해선 숙소와 교통편을 예약하고 비용을 마련하는 일이 버거운 이들이 적지 않다. 국내여행이라면 교통체증까지 더해진다. 그래선지 최근 도심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 ‘시티바캉스’가 대세로 떠올랐다.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운 폭염 아래 도시에 남아 있는 것은 어리석은 선택이 아닐까? 시티 바캉스족들은 “멀리 떠나지 않아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무엇보다 시원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곳들이 즐비하다”고 입을 모은다.

고수 시티 바캉스족들이 초보들에게 추천하는 곳은 백화점 등 대형 쇼핑몰이다. 쇼핑몰은 하루 종일 시원하고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을 뿐만 아니라 이맘때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즐길거리도 풍부해진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29일 “매년 도심 속 대형 백화점에서 쇼핑과 여가를 함께 즐기는 ‘백캉스족’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특히 방학을 맞아 가족 단위 고객들을 위한 이벤트 및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다음 달 5일까지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도라에몽’을 재현한 모형 100개를 백화점 층별로 전시해 포토존으로 운영하는 ‘도라에몽 파크’를 연다. 같은 기간 10층 토파즈홀에서 레트로게임, 사격, 추억의 오락기 등을 갖춘 ‘판교 오락실 이벤트’도 운영한다. 킨텍스점에서는 다음 달 22일까지 책장을 펼치면 접혀 있던 그림들이 튀어나와 입체적인 조형물이 되는 책프랑스 팝업북 전시 ‘봉주르 팝업’을 펼치고 있다. 중동점에서는 다음 달 5일까지 공룡 콘텐츠 체험전 ‘헬로우 마이 디노’를 진행한다.

쇼핑테마파크 스타필드는 8월 24일까지 캐릭터 존을 운영한다. 다음 달 7일까지 하남에서는 뽀로로 타요 등 아이코닉스의 대표 캐릭터를 주제로, 고양에서는 유튜브 스타인 핑크퐁을 주제로 한 캐릭터 존이 마련됐다. 또 10∼24일까지는 장소를 바꿔 스타필드 하남에서 핑크퐁을, 스타필드 고양에서는 뽀로로, 타요 캐릭터 존을 운영한다. 여의도 복합쇼핑문화공간 IFC몰은 8월 12일까지 L3층 사우스아트리움에서 체험 이벤트인 ‘블루 어드벤처’를 열고 있다. 친환경 소재의 대형 블록을 자유자재로 쌓으며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놀이다. 이마트 성수점은 8월 15일 ‘더위타파! 댄스로 떠나는 삿포로 겨울축제’를 펼친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즉 ‘소확행’을 추구하는 시티바캉스족들은 도심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호캉스’를 최상의 선택으로 꼽는다. 밀레니엄 서울힐튼 곽용덕 홍보실장은 “예전에 호텔은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여름휴가 기간은 비수기였지만 1∼2년 전부터 여름휴가를 시내 호텔에서 보내려는 내국인 투숙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할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호텔들은 커플 또는 가족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들을 내놓고 있다. 밀레니엄 서울힐튼은 도심의 빌딩숲과 남산의 한양도성 성곽길을 체험할 수 있는 두 가지 종류의 ‘어번 브레이크 패키지’를 9월 2일까지 운영한다. 더플라자는 도심을 내려다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실내수영장 이용권 등이 포함된 ‘2018 서머패키지’를 8월 말까지 판매한다. 서울신라호텔은 ‘바쁜 엄마, 힘든 아빠…우리, 호텔에서 놀아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패밀리 에피소드’ 패키지를 출시했다. 야외 풀장 ‘어번 아일랜드’를 자정까지 즐길 수 있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객실 내에 인디언 텐트가 설치돼 있어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안겨줄 수 있는 ‘마이 리틀 아지트 패키지’를 내놨다.

도서관을 여름피서지로 활용하는 ‘북캉스족’들도 적지 않다. 주부 김윤경(40)씨는 “지난주말부터 방학을 맞은 아들 둘을 데리고 시원한 도서관으로 출근(?)하고 있다”면서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데다 다양한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내에는 크고 작은 도서관이 200여개나 된다. 여름방학을 맞아 크고 작은 행사들을 펼치고 있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방학을 맞아 흑부리영감님과 아기도깨비(8월 11일) 등 체험동화구연을 공연한다. 또 9월 30일까지 ‘읽어요 폴란드, 느껴요 폴란드’ 특별전시도 열고 있다. 서울 시내 구립도서관 중 규모가 가장 큰 마포중앙도서관은 디지털 신기술 IT체험관,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가상현실(VR) 체험 등을 운영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이돌봄방이 있어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여유시간을 즐길 수도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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