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록적인 경제 호황과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으로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성추문 은폐 의혹’과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쌍끌이 수사로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트럼프그룹의 최고 재무책임자인 앨런 웨이젤버그가 뉴욕지방법원에 소환돼 증언대에 설 것이라고 전했다. 웨이젤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트럼프그룹의 재정을 꿰고 있는 인물이다. 웨이젤버그의 소환 통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악의 악몽’이 될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쌍끌이 수사의 배후에는 한때 ‘트럼프의 해결사’로 불렸던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있다. 변심한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을 벼랑으로 내모는 메가톤급 폭로를 연이어 터뜨리고 있다.
웨이젤버그의 소환도 코언 폭로의 연장선상에 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성추문 의혹 대책을 논의하는 정황을 담은 녹음테이프를 공개했다. 이 테이프에는 의혹 무마를 위한 합의금과 관련해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해 웨이젤버그와 상의했다”고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뉴욕지방법원은 웨이젤버그를 증언대에 세워 코언 혐의에 대한 진술을 받을 방침이다. WP는 웨이젤버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코언은 지난 미국 대선 5개월 전인 2016년 5월 트럼프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과 러시아 인사들이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회동했던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에 시간을 뺏길 수 없다”고 일축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괴로움과 황홀함을 함께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활황세를 탄 미국 경제와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승리감을 느끼지만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수사망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이 CNN 기자의 취재를 불허한 것도 실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었으며, 그가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