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27)과 김민휘(26)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캐나다오픈(총상금 620만 달러)에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PGA 투어에서 공동 준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선수는 30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의 글렌 애비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 결과 나란히 3언더파 69타,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했다. 이날만 6타를 줄인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4·미국)이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최고(最古) 골프대회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과 메이저급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브리지스톤 대회 사이에 일정이 끼어 있어 톱클래스 골퍼들이 대거 불참했다. 안병훈과 김민휘는 3라운드까지 존슨, 케빈 트웨이(30·미국)와 공동 선두에 올라 첫 우승 기대감을 높였지만 세계 1위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이날 존슨과 짝을 이룬 안병훈은 경기 초반 흐름이 좋지 못했다. 안병훈은 2번홀(파5)에서 2번째, 3번째 샷을 연이어 러프에 빠뜨렸다. 반면 존슨은 이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타수를 줄였다.
김민휘도 4번홀(파3)과 5번홀(파4)에서 연속으로 보기를 범했다. 5번홀에서의 티샷 실수가 뼈아팠다. 존슨과의 차이는 경기 초반부터 3타차로 벌어졌다. 낙뢰로 경기가 2시간여 중단됐다가 속개된 후 두 선수는 버디를 기록하며 힘을 냈으나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존슨은 좋지 못한 퍼팅 감각을 장타로 극복했다. 후반 3개의 파5홀에서만 3개의 버디를 기록할 정도로 장타가 훌륭했다. 결국 두 선수는 존슨에 3타 뒤진 공동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둘 다 PGA 투어 개인 3번째 준우승이다.
안병훈은 “세계 1위 선수와 같이 플레이하며 그의 경기를 보게 돼 정말 기쁘다. 그는 훌륭하다”며 존슨을 칭찬했다. 안병훈은 많은 갤러리를 자신의 팬으로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고 했다. 그는 “오늘 드라이버가 잘 맞지 않아 고치려고 연습을 했고 오후에는 공이 잘 맞았다”며 “운이 따른다면 이런 기회가 또 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남겼다.
김민휘는 “초반에 티샷 실수가 많이 나와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며 “날씨로 중단된 이후 오히려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준우승으로 안병훈의 세계랭킹은 지난주 61위에서 40위로 올랐고, 김민휘도 155위에서 98위로 뛰어 100위 안에 들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