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박선원도 美 다녀왔다… 한반도 비핵화 논의 속도 붙나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박선원 전 중국 주재 상하이 총영사가 지난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31일 뒤늦게 알려졌다. 최근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방미하면서 지지부진했던 6·12 북·미 정상회담 후속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서 원장과 최근 국정원장 특보로 자리를 옮긴 박선원 전 상하이 총영사는 지난 26∼29일 워싱턴을 방문, 미 정부 당국자들을 만났다. 구체적 동선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정보 당국 파트너나 백악관 관계자들과 한반도 정세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방미는 비핵화 시간표 제시 및 종전선언 조기 추진에 대한 이견으로 북·미 간 협상이 교착되자 현 상황에 대한 평가 결과를 공유하고 대안을 협의하기 위한 차원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미국 뉴욕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대북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같은 기간 워싱턴에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미·중 외교장관이 모두 참석하는 오는 3∼4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간에도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종전선언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개막에 앞서 일부 장관들이 서둘러 도착하면서 당장 1일부터 다양한 양자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특히 남북, 한·미, 북·미, 남·북·미 3자, 남·북·미·중 4자 회담 등이 추진될 수도 있다. 강 장관은 이날 오후 8시쯤(현지시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직후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회동 일정이 정해졌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향후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이 추진될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종전선언의 주체가 3자가 될지, 4자가 될지는 가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싱가포르=권지혜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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