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가전·스마트폰 사업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인 로봇 부문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장기적으로는 모든 자사 제품에 AI를 이식해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캐나다 토론토에 AI 연구소를 열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소는 오는 9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 토론토대와 공동으로 산·학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사진). LG전자가 해외에 AI 전담 연구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캐나다는 대학을 중심으로 머신러닝 등 AI 분야 원천기술 연구가 활발한 나라다.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기도 해서 ‘AI 연구의 성지’라고 불린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구축 계획을 발표한 글로벌 AI 연구·개발(R&D) 네트워크에도 토론토가 거점 중 하나로 포함된 바 있다.
LG전자는 토론토 연구소를 통해 우선 딥러닝 분야 연구에 주력하면서 현지 스타트업과 협력하거나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캐나다의 풍부한 AI 연구 인프라와 토론토대의 뛰어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동력인 AI 원천기술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론토 연구소는 서울과 미국 실리콘밸리, 인도 방갈로르, 러시아 모스크바에 마련된 다른 LG전자 AI 연구조직과도 협력한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박일평 사장은 “이번 협력은 원천기술 개발에도 ‘오픈 파트너십’ 전략이 주효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 AI 기술을 연구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론토대 총장 메릭 저틀러는 “LG전자와의 협력은 향후 AI 분야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LG전자는 최근 로봇 사업과 함께 AI 기술 연구에 역량을 쏟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CTO 산하 소프트웨어센터에 AI 연구소를 신설하고 음성인식과 영상인식, 생체인식 등 AI 제품·서비스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실리콘밸리에 AI 연구조직인 ‘어드밴스드 AI’를 만들고 딥러닝과 미래자동차 기술을 연구 중이다.
또 최고경영자(CEO) 조성진 부회장과 CTO 박 사장은 이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의 개막 기조연설에서 공동 발표자로 나서 LG전자의 AI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