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시사  >  월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입 점수 깎은 도쿄의대

일본 도쿄의과대학교 홈페이지 모습.


일본의 한 사립 의대가 여성 합격자 수를 줄이기 위해 입학시험에서 여성 수험생들의 점수를 일률적으로 감점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2일 도쿄의과대학(이하 도쿄의대)이 2011년부터 의학부 의학과 일반 입학시험에서 여성 수험생들의 점수를 일괄 감점해 여성 합격자 수를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도쿄의대는 국립대인 도쿄대 의학부와는 다른 사립대학이다. 일본의 국공립대학은 한국의 수학능력시험에 해당하는 대학입시센터시험 응시가 필수적이지만, 사립대학은 센터시험 대신 자체 전형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쿄의대는 수학 영어 등이 출제되는 1차 시험(400점 만점)에서 전체 여성 수험생의 점수를 일정 비율로 깎았다. 최종 합격자는 논문·면접으로 이뤄지는 2차 시험(100점 만점)과 1차 시험의 합산점수로 가려진다. 1차 시험의 배점이 2차 시험의 4배에 이르기 때문에 도쿄의대의 점수 조작은 남성 수험생들에게 결정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했다.

올해의 경우 남성 1596명과 여성 1018명이 의학과에 응시했는데, 조작으로 여성 점수가 깎이면서 최종 합격자는 남성이 141명(합격률 8.8%)인 데 비해 여성은 30명(합격률 2.9%)에 그쳤다. 여성 합격자는 전체의 17.5%에 그쳤다. 요미우리신문은 “점수 조작이 시작되기 직전 해인 2010년에는 전체 합격자의 40%가량이 여성이었다”면서 “당시 여성의 합격률이 남성 합격률보다 높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점수 조작에 대해 도쿄의대 측은 “여성은 대학 졸업 후 결혼과 출산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감점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사회에서는 “여성 차별” “시대착오적 발상”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점수 조작은 도쿄의대가 지난달 문부과학성 국장급 간부의 청탁을 받고 이 간부의 아들 점수를 조작해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던 중 드러났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