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편성 혼란에 진 빠지는 김학범호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주최 측의 졸속행정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예선을 코앞에 두고 조 추첨만 세 번이나 진행되면서 경기 일정이 뒤죽박죽됐을 뿐만 아니라 출국 일정마저 혼선에 빠졌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지난달 5일 열린 조 추첨을 통해 6개 조(4개국)의 예선전 편성을 마쳤다. 그런데 아시아축구연맹(AFC) 등의 행정 실수로 아랍에미리트(UAE)와 팔레스타인이 조 추첨에서 누락됐다.

결국 지난달 25일 2차 조 추첨을 다시 했고 UAE가 한국이 속한 E조에, 팔레스타인은 A조에 편성됐다. A·E조는 5개 팀이, 나머지 조는 4개 팀이 16강 진출 경쟁을 하는 불공평한 구도였다. 그러다가 이라크가 나이를 속이고 서아시아축구연맹 16세 이하 대회에 출전했다가 들통난 뒤 아시안게임 불참을 선언하자 지난 3일 3차 조 추첨이 이뤄졌다. UAE가 이라크가 있던 C조로 이동, 한국의 E조는 다시 4개 팀으로 됐다.

한 달 새 조 편성이 3차례나 바뀌면서 김학범(사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일정은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을 쳤다. 김학범호는 1차 조 추첨 이후 이라크와 오는 9일 국내 평가전을 가지려 했으나 2차 조 추첨이 나온 뒤 이를 취소했다. 출국 일정도 8일로 앞당겼다. 오는 12일 바레인과의 예선 1차전이 예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3차 조 추첨 이후 한국의 예선 첫 경기가 다시 늦춰졌다. 김학범호는 한 경기가 줄어든 대신 출국 일정을 변경하는 상황에 놓였다. 김 감독은 현지 전지훈련 시설 상태가 좋지 않아 국내훈련을 오래 소화하기 위해 출국 일정을 늦추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름휴가철로 인해 8일 이후 대표팀이 한꺼번에 이동할 비행기 표 구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이라는 목표에 앞서 막장 행정 대처에 진을 빼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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