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농구(WNBA)에서 뛰고 있는 한국여자농구의 ‘대들보’ 센터 박지수(20·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행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WNBA는 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열릴 예정이던 라스베이거스와 워싱턴 미스틱스의 경기를 항공 지연을 이유로 취소했다. 라스베이거스는 이달 20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워싱턴전이 취소되면서 리그 일정이 밀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문규 아시안게임 여자농구대표팀 감독의 인내심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데 있다. 이 감독은 지난 2일 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박지수라도 연습이 안 되면 갈 수 없다. 못 오면 못 온다고 말해야 한다”며 박지수에게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불쾌한 심정도 여과 없이 드러냈다. 그는 박지수의 발전을 위해 대표팀에서 그를 놔줘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는 지적에 “국가대표팀에 뽑혀 앞날이 문제라는 말은 상당히 불쾌하다. 용납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남북 단일팀 구성으로 관심이 집중돼 성적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도 농구계 후배의 입장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WNBA에서 슈퍼스타도 베테랑도 아닌 박지수가 시즌을 마치기도 전에 “팀을 이탈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이는 프로팀을 지휘해본 이 감독이 더 잘 아는 부분이다. 더욱이 올 시즌 박지수는 전 경기(26경기)에 출전해 평균 3득점 3.6리바운드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현재 리그 9위로 8위까지 진출하는 WNBA 플레이오프가 가시권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지수가 강력하게 아시안게임 출전 의향을 밝히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아시안게임 예선전은 15일, 8강 토너먼트는 27일부터 시작된다. 이 감독이 토너먼트 때까지 박지수를 기다려주든가 아니면 박지수 없는 ‘플랜B’를 고려할 때다. 외국에서 활약하는 후배를 윽박지르는 것은 감독이 보여줄 모습이 아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