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곳곳이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잃고 있다. 스웨덴과 그리스 등이 산불 피해를 입은 데 이어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45도를 넘어서는 기온 때문에 사상자까지 속출하고 있다.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일부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고 바비큐가 금지되는 등 유럽 각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포르투갈과 스페인 남부 일대의 기온이 45도를 넘어섰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48도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당국은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자 지난 3일 전국에 적색경보를 내리고 시민들의 야외활동을 자제시켰다. 그리고 바비큐 등 화재 발생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펴겠다고 공표했다. 그리스와 스웨덴에서 발생한 것 같은 대규모 산불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3명 나온 스페인에서도 전국에 폭염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스페인 북부와 프랑스를 잇는 접경지역에서 폭염으로 산불이 발생해 고속도로가 한때 폐쇄되는 등 크고 작은 산불이 일어나면서 스페인 당국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베리아 반도의 불볕더위에 대해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열기가 북상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가디언은 “북아프리카에서 온 공기덩어리의 중심이 이베리아 반도로 상륙해 포르투갈과 스페인 기온이 사상 최고치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폭염으로 시달리는 유럽 각국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프랑스는 최근 남동부 론강 인근 원전 4기의 가동을 중단했다. 냉각수로 론강의 물을 사용해 왔지만 이미 폭염으로 37도까지 치솟은 강에 원자로를 식힌 뜨거운 물을 방류할 경우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과 폴란드는 지난달 27일부터 발트해 인근 해변에서 수영을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발트해 수온이 23도를 넘어서면서 유독성 조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유독성 조류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목숨까지 앗아간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