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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역사 다시 쓰는 ‘기록적 폭염’…전국 57곳 ‘역대 최고기온’



온열질환자수도 역대 최고… 오존주의보 443회로 급증, 자연발화 추정 화재 잇따라
기상청 “당분간 무더위 지속”


그야말로 ‘기록적인 폭염’이다. 올 여름 전국의 기상관측소 10곳 중 6곳에서 최고기온 신기록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는 등 폭염 탓에 한국의 기상 역사가 다시 쓰이고 있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전날까지 전국 기상관측소 95곳 중 57곳(60%)이 역대 최고기온을 갈아치웠다. 폭염이 절정에 이른 지난 1일에만 28곳에서 최고기온 신기록이 나왔다. 이날 강원도 홍천은 41도까지 오르며 기상 관측 이후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같은 날 서울도 39.6도까지 올랐다. 매우 더웠던 해로 기억되는 1994년 7월 24일의 38.4도보다 1.2도 높았다.

이례적인 고온 현상은 사상 첫 서울지역 초열대야를 불렀다. 초열대야는 오후 6시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다. 서울은 지난 2일 오전 최저기온이 30.3도로 나타났고, 다음 날에는 30.4도를 기록했다. 올해 첫 이틀 연속 초열대야였다.

온열질환자는 지난해 환자 발생수(1574명)를 훌쩍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 5월20일부터 지난 4일까지 3095명의 온열환자(사망자 38명)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가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 2011년 이후 가장 많다. 최근 5년간 온열질환자는 8월 초·중순에 몰려 앞으로 환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오존주의보 발령횟수 역시 급증했다. 기온이 높아지고 햇빛이 강하면 대기 중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과 질소산화물(NOx) 등이 광화학 반응을 일으켜 오존이 생성된다. 올해 전국 오존주의보 발령횟수는 443회로 지난해 전체 276차례를 이미 넘어섰다. 2015년(134회)의 3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자연발화로 추정되는 화재도 잇따르고 있다. 5일 오전 울산시의 한 보온재 제조공장 야적장에서 불이 나 5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일 충북 제천의 한 원료의약품 제조공장에서도 화재로 인해 공장 3개 동이 사라졌다. 소방당국은 폐기물에 열이 축적돼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은 폭염이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고 전망했다. 6일에는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내륙에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 소식이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최고기록을 다시 쓰는 절정의 폭염은 없겠지만 35도를 웃도는 무더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예방의학회와 한국역학회는 성명을 내고 “올해 폭염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과 같은 공중보건 위기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두 학회는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폭염 피해 취약자를 전수 조사하고 야간에도 거주할 수 있는 쉼터로 이송하는 긴급 구난 활동을 즉각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은 민태원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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