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6일(현지시간)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AP통신과 미국의소리(VOA)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는 계속 이행하면서도 인도적 지원의 길도 함께 열어둬 북한의 추가 비핵화 조치를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가이드라인 초안은 미국 주도로 작성됐다.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인 네덜란드는 이날 가이드라인을 15개 안보리 이사국에 제안했다. 이의 제기가 없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은 컨센서스(표결 없는 동의)로 채택됐다.
가이드라인은 대북 인도지원을 하려는 기관과 단체가 준수해야 할 사항들을 담고 있다. 대북 지원 단체들은 수혜자 신원과 선정 기준, 지원 물품 목록과 수량, 이동 경로, 시간, 금융거래 내역 등을 대북제재위에 통보해야 한다. 또 지원 물품이 북한의 불법 행위에 전용되지 않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대북제재위가 대북 인도지원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각 단체가 개별적으로 대북제재위에 연락을 취해 사업마다 건별로 승인을 받아야 했다. 가이드라인은 또 대북 제재의 목적이 북한 주민의 생활과 경제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가이드라인 채택으로 한국 정부의 인도적 대북지원 사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영유아·임산부 지원 사업에 800만 달러(약 90억원)를 공여하기로 했다. 하지만 북한의 연이은 도발 속에 대북 제재 위반 논란이 불거지면서 집행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이번 가이드라인 채택에 대해 통일부는 “대북지원 활동의 현실적 어려움을 해소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통일부 관계자는 “800만 달러 공여가 이번 가이드라인 채택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면서도 “공여와 관련해 국제기구와 협의 중이며 종합적 여건을 고려해 적절한 시점에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존 볼턴(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가능성을 시사했다. 볼턴 보좌관은 6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두 정상이) 편지는 교환했지만 회담 일정은 아무것도 잡혀 있지 않다”면서도 “더 진전을 낼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 가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조성은 이상헌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