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과학] 3차원 영상 재현하는 홀로그램

허공을 나는 벌새 홀로그램 영상 과천 과학관


과학관이나 전시관에 가보면 3차원 홀로그램 영상을 종종 볼 수 있다. 과천 과학관에도 홀로그램 영상이 전시 중인데 허공에 벌새가 나는 모습을 실감 나게 재현했다. 홀로그램은 2차원 화면에서 3차원 형상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3차원 이미지를 재현하려면 두 가지 정보를 기록해야 한다. 밝기 정보와 거리 정보이다. 일반 사진은 밝기 정보만 담고 있어 2차원 이미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밝기 정보와 거리 정보가 모두 있으면 3차원 이미지를 재현할 수 있다.

홀로그램은 거리 정보를 간섭무늬 패턴으로 저장한다. 간섭무늬는 두 종류 빛이 중첩될 때 만들어진다. 레이저 빛을 빔 분리기로 나눠 하나는 물체에 반사시키고 다른 하나는 거울에 반사시킨다. 이 두 빛을 겹치면 물체에서 반사되는 빛의 경로 차이에 따른 간섭무늬가 만들어진다. 결국 물체의 거리 정보가 간섭무늬 패턴에 저장되며, 이 패턴을 현상한 필름을 홀로그램이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홀로그램에 빛을 비추면 원래 있던 물체의 밝기와 거리 정보가 두 눈으로 들어와 3차원 이미지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움직이는 물체의 홀로그램 영상은 어떻게 만들까. 물체가 움직이는 프레임마다 연속해서 레이저 빛으로 간섭무늬 패턴을 만드는 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에는 현대의 IT 기술이 적용된다. 주어진 3차원 물체의 거리 정보를 알면 그 물체에서 반사된 빛이 만드는 간섭무늬 패턴을 컴퓨터로 계산해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 프레임마다 계산된 간섭무늬 패턴을 투명한 LCD 디스플레이에 뿌려주면 움직이는 홀로그램 영상이 만들어진다. 전시관에서 보는 홀로그램 영상은 레이저로 만드는 게 아니라 IT 기술로 계산해낸 패턴 결과를 디스플레이에 구현한 것이다. 상업용 3D TV를 보려면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오는 영상을 구분하기 위해 특수 안경이 필요하지만, 홀로그램은 맨눈으로 3차원 영상을 볼 수 있어 편리하다.

이남영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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