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최초로 남극점에 도달했던 탐험가 로알 아문센이 북극 탐험에 사용했던 범선 마우드호가 출항한 지 100년 만에 아문센의 고국 노르웨이로 돌아왔다.
마우드호 귀환 추진단체 ‘마우드리턴스홈(Maud returns home)’은 6일(현지시간) 마우드호가 노르웨이 베르겐항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캐나다 최북단 누나부트준주의 케임브리지만에서 출발한 지 1년 만이다.
아문센은 1916년 당시 노르웨이 왕비의 이름을 딴 마우드호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했다. 마우드호에 탑승한 아문센과 탐험대의 목표는 시베리아 지역 바다를 지나 알래스카 방향으로 항해해 북극에 닿는 것이었다. 마우드호에는 기상과 지리, 해양을 관찰하는 대원들도 동승했다. 그러나 1918년 베르겐항을 출발한 마우드호는 얼어붙은 바다와 폭풍에 막혀 끝내 북극에 닿지 못했다.
탐험 실패로 채무가 쌓이자 아문센은 1925년 마우드호를 캐나다 소매업 회사인 허드슨 베이 컴퍼니에 매각했다. 이 배는 이후 화물 창고나 무선 라디오방송국으로 활용되다가 1931년 캐나다 케임브리지만에서 침몰한 후 85년간 바닷속에 버려져 있었다.
마우드호는 오는 18일 배가 처음 건조됐던 볼렌으로 이동될 예정이다. 마우드리턴스홈의 얀 방아르드 대표는 “아문센은 노르웨이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이다. 우리는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아문센의 탐험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문센은 마우드호를 타고 북극에 닿는 데는 실패했지만 당시 베링해와 러시아 인근 북극해를 지나는 ‘북동항로’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항해했다. 또한 마우드호가 탐험 당시 진행한 과학 연구는 북극 연구의 중요 자료가 됐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