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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암살 시도범 11명”… 野인사 줄줄이 체포


니콜라스 마두로(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드론을 이용해 자신을 암살하려고 시도한 일당은 총 11명이며 이들은 암살 대가로 5000만 달러(약 560억원)를 제안받았다고 주장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두로 정권은 이 사건을 빌미로 야권 인사들을 체포하는 등 자신의 기반을 한층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국영TV방송에 출연해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국가방위군 창설 행사 중 드론 폭탄 테러로 나를 암살하려 했던 11명은 콜롬비아에서 훈련받은 암살자들”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이들은 내가 공식석상에 나설 때마다 나를 추적했다”며 “원래 지난달 5일 암살하려고 했지만 드론 두 대가 늦게 도착해 연기됐다. 암살자 중 일부는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사건 발생 이후 마두로 정권은 야권 인사들을 암살 미수에 연루됐다며 잇따라 체포하고 있다. 반정부 학생 지도자 출신 야당 의원인 후안 레케센스가 지난 7일 체포된 데 이어 야권 지도자인 훌리오 보르헤스 전 국회의장에겐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보르헤스 의원은 현재 콜롬비아로 망명해 있다.

전날 마두로 대통령은 “사건 직후 체포된 용의자 6명 중 일부가 이번 암살 시도에 자금을 댄 인물로 보르헤스 의원을 꼽았다. 또 레케센스 의원은 이들의 편의를 봐줬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체포된 레케센스 의원에 대해 하루 만에 검찰에 기소를 명령했다. 야당 의원들에 대한 빠른 체포와 기소는 지난해 부정선거로 구성됐다며 비판받은 친(親)마두로 성향 ‘제헌의회’가 두 의원들의 불체포특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안건을 만장일치로 가결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르헤스와 레케센스 의원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보르헤스 의원은 “우리에게 모든 죄를 덮어씌우고 있다”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직면한 비극에 책임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트위터를 통해 비판했다.

외신들 역시 마두로 대통령이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했다. BBC방송은 “마두로 대통령이 암살 공격 이후 반대파를 때려눕히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도 “야권 인사에 대한 체포는 마두로 대통령이 권력을 강화하고 반대세력에 대한 탄압을 높일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현실화됐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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