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 ‘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을 극복하기 위해 운동을 선택하는 이들이 많다. 척추 주변 근육이나 인대가 약해지면 허리디스크가 생기기 쉽다고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운동요법만으로 허리 병을 고쳤다고 주장하는 다른 사람의 얘기를 믿고 병원에서 치료받기보다 헬스클럽에서 운동하기에 더 집중하는 경우도 있다.

과연 올바른 선택일까? 답부터 말하자면 전적으로 잘못된 판단은 아니나 가려야 할 게 있다는 것이다. 척추질환도 중증만 아니라면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개선할 수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꼭 알아둬야 할 게 있다. 운동요법만으로 충분한지는 필요한 검사를 해보지 않고선 정확히 판단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흔히 인터넷 또는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개선 사례는 대부분 의료진과 전문 헬스 트레이너의 지도를 집중적으로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일반인들이 남의 말만 듣고 무작정 운동을 할 경우 좋아지기는커녕 되레 악화될 우려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삐져나오면서 신경을 압박할 때 이상 증상을 느끼게 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과 운동성 저하, 다리 저림 등이다.

이런 디스크 증상이 있는데도 무턱대고 운동을 하면 통증에 의한 운동성 제한 때문에 오히려 운동으로 풀어줘야 할 부위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엉뚱한 부분만 강화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심하면 이로 인해 하반신마비, 배뇨장애 등이 유발될 수도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허리디스크에 의한 급·만성 요통이 확실한 경우 엉뚱한 자가 치료로 시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찾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다.

척추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당연히 운동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미 병이 생긴 뒤라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통증과 염증을 줄여주는 게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운동은 그다음에 해도 된다는 말이다.

허리디스크를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방법 역시 레이저 및 고주파, 내시경 시술에서부터 신경성형술과 풍선확장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이 있다. 운동요법 또한 족집게 학원 강의처럼 증상에 맞춰 환자별로 각기 다르게 적용하는 개인 맞춤 형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 자리를 벗어난 디스크를 직접 넣어주는 운동법이나 심부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을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기도 한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