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을 이끌고 있는 고동진 사장이 디스플레이가 접히는(폴더블)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내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 사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콘래드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폴더블폰에 대해선 세계 최초보다는 진짜 소비자들이 좋아하고 받아들이는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최초 자리를 뺏기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폴더블폰은 기존 스마트폰의 혁신이 정체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주목 받고 있다. 중국업체 화웨이가 세계 첫 폴더블폰을 내겠다고 공언하고 애플, LG전자, 샤오미 등 주요 제조사들도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다.
고 사장은 “폴더블폰을 시장에 내놨을 때 삼성전자가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그동안 말을 아꼈는데 지금은 마지막 능선을 넘고 있다. 공개 시기가 머지않았다”고 소개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초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베일을 벗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간 폴더블폰에 대해 세계 최초 타이틀에 집착하기보다는 품질을 제대로 갖춘 제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자 시장 선점의 기회를 내줘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해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고 사장은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9 언팩(공개) 행사에서 깜짝 등장한 인공지능(AI) 스피커 ‘갤럭시 홈’에 대해 “인텔리전스(지능)보다도 음질에 초점을 맞췄다”며 “자회사 하만의 사운드 조정 기술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어 명료한 소리와 풍부한 저음을 자랑한다”고 강조했다. 경쟁사들이 AI 성능 위주로 스피커를 개발하고 있지만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음향기술로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갤럭시 홈의 디자인은 한국 전통 도자기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 사장은 인도와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 스마트폰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신흥시장 1등 지위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새 기술과 혁신을 중가대폰에 먼저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인도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가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업체들의 추격이 거세다. 갤럭시 노트9과 관련해선 “최고의 퍼포먼스와 특화된 S펜, 인텔리전스 카메라를 자랑하는 스마트폰”이라며 “전작인 갤럭시 노트8보다 잘 팔릴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뉴욕=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