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1876∼1949)가 쓴 친필 휘호 ‘광명정대(光明正大·사진)’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김구가 독립운동가 김형진(1861∼1898)의 손자 김용식에게 써서 선물한 이 글씨를 후손인 재미교포로부터 기증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김형진은 1895년 김구와 중국 심양에 원조를 요청하기 위해 동행하는 등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다. 1898년 동학의 접주(接主)로 활동하다 체포돼 일제의 고문 끝에 세상을 떠났다.

김구는 광복 후 김형진의 유족들을 자주 보살폈고 세상을 떠나던 해인 1949년 김형진의 손자 김용식에게 이 글씨를 써서 선물했다. 글씨는 1960년대에 김용식의 6촌 동생 김태식씨에게 전달됐고, 김태식씨는 1973년 미국 이민을 갔다. 올해 83세인 김태식씨는 지난 4월 정부에 무상 기증 의사를 밝혔다.

글씨에는 백범의 인장 2점(金九之印, 白凡)이 찍혀 있다. 문화재청은 ‘광명정대’의 존재가 지금까지 알려진 바 없어 희소가치가 있고, 필체에서도 백범의 기백이 잘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기증자의 뜻에 따라 2021년 개관할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에서 이 글씨를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