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해안·강가에 설치된 경계철책 300㎞ 중 170㎞(56.7%)가 올해부터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철수된다. 3군 관할인 경기도 화성 및 평택 지역과 1군 관할인 강원도 동해안 지역 경계철책이 주요 철거 대상이다.
국방부는 16일 이런 내용의 국방개혁 군사시설 분야 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는 “최소한의 작전 지역을 확보하는 대신 국민 재산권 보장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비를 투입해 경계철책을 철거한다는 기본 방침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별도의 예산 투입 없이 군 자체적으로 철거 가능한 1.4㎞ 구간의 경계철책을 조만간 제거키로 했다. 다만 철거 대상 170㎞ 중 135㎞ 구간에 대해선 열상감시장비(TOD)나 CCTV 등 감시 장비를 설치한 후 경계철책을 철거키로 했다. 나머지 35㎞ 구간의 경우 감시 장비를 추가 설치하지 않고 경계철책을 없앨 예정이다.
국가보안시설이 있거나 작전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임진강 하구나 한강 하구 등지의 경계철책과 감시 장비 등은 그대로 유지된다. 철거 대상은 경계철책 전수 조사를 통해 정해졌으며 오는 10월 국방부 차관 주관 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확정된다.
군 관계자는 “도시화가 진행돼 경계철책으로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구간 또는 다른 경계시설 등으로 충분히 방어 가능한 구간의 경계철책은 별도의 감시 장비 설치 없이 철거된다”고 설명했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일대 군사보호구역 규제도 완화된다. 작물 재배 등을 위한 목적으로 군사시설 보호구역에 들어갈 경우 통제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국방부는 올해 말 ‘군사시설 보호 심의위원회’를 열고 군사보호구역 완화·해제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국방부는 또 군이 적법한 보상 없이 불가피하게 점유 또는 사용하고 있는 토지에 대한 보상을 확대키로 했다. 이에 대한 조사를 올해 말까지 실시해 무단점유지에 대한 보상 및 매입, 반환, 임차 등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현재 군이 점유하고 있는 사유지 및 공유지는 5540만㎡ 규모다. 이 중 무단 점유지는 2572만㎡로 조사됐다.
병사의 사역 임무 최소화 정책도 추진된다. 국방부는 내년에 육군 11개 일반전초(GOP) 사단과 해·공군 전투부대의 제초와 제설, 청소 작업을 민간 인력에 맡길 계획이다. 2020년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와 공군 기동비행단 등으로 확대하고, 2021년에 전체 부대 시행을 목표로 잡고 있다.
국방부는 GOP 사단의 좁은 보급로 제설을 위해 다목적 트랙로더를 추가 보급하기로 했다. 제설뿐 아니라 전방 부대 제초 작업 등 인력 투입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역 임무에 대해선 장비 투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육군에 따르면 전방 1개 GOP 사단의 평균 제초 담당 면적은 93만㎡로, 축구장 110여개 규모다.
또 위병소, 면회실 등 공동구역과 군 간부 전용 공간 등의 청소는 민간 인력이 담당하게 된다. 다만 병영생활관 청소는 그대로 병사들 몫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사역 임무 최소화는 전투 준비를 위한 훈련시간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며 “병사들의 제초, 제설 작업 등을 민간에 맡기면 2021년까지 3900여명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