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IT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본격화하고 있다.
AI 스피커 글로벌 시장 1위 아마존이 올해 말까지 마이크로소프트(MS)와 AI 음성인식 비서 기능을 통합한다. 구글과 애플이 AI 스피커를 비롯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 여러 단말기를 앞세워 점유율을 추격하자 AI 스피커·PC에 각각 강점을 가진 양사가 공동 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오는 11월에는 삼성전자도 AI 스피커를 출시할 예정이라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와 사티야 나델라 MS CEO는 양사의 AI 비서 ‘알렉사’와 ‘코타나’를 올해 말까지 통합할 계획이라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양사가 1년 전 발표한 AI 비서 통합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아마존은 2014년 업계 최초로 AI 스피커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점했다. 알렉사가 탑재된 AI 스피커 ‘에코’는 쇼핑, 음악 재생, 뉴스 읽기 등에 강점을 보이며 지금까지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구글·애플·MS처럼 PC나 스마트폰 기반 서비스가 없다는 게 약점으로 꼽혀왔다. 한편 MS는 윈도10 운영체제(OS)를 탑재한 PC에 코타나를 내장했지만 이용자 수와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게 단점이었다.
올 연말부터는 양사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한다. 아마존의 AI 스피커 ‘에코’에 대고 MS 코타나를 불러 아웃룩, 엑셀, 파워포인트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MS 윈도10 PC에서 알렉사를 불러 아마존 쇼핑을 하거나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알렉사와 코타나가 통합되면 애플 시리, 구글 어시스턴트의 추격에서 한 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 AI 플랫폼과 단말기를 모두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글로벌 AI 비서 경쟁에 본격 진출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오는 11월 자사 첫 AI 스피커 ‘갤럭시 홈’을 정식 공개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자사가 인수한 ‘하만’의 음향기술을 기반으로 자사 AI 스피커를 경쟁사와 차별할 방침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