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설에 대해 “우리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목표를 향한 협상에 북한이 진지하게 임할 수 있도록 중국이 고유한 지렛대(leverage)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에 비핵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북한을 설득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 훼방을 놓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도 함께 실어 보낸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정권 수립 70주년을 맞아 9·9절 기념식을 성대하게 준비하는 데 대해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축하사절단 파견 등 북한과 가까운 국가들의 움직임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느슨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시 주석의 방북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들어 북·미 비핵화 협상이 난항을 겪는 이유로 ‘중국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6일 “북·미 관계는 매우 좋아 보인다”면서도 “북·미 관계가 중국 때문에 약간의 타격을 입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북한을 몰래 도와주면서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구멍을 만들고 있다는 의심은 여전하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의 최대 위협으로 꼽았던 북한과 긴장 완화를 이끌어낸 이후 점점 더 중국을 새로운 적으로 겨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제재를 당하는 국가가 외교적으로 고립돼 있다는 느낌을 줄 때 제재는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며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쿠바 등의 축하 사절단 방문으로 9·9절 기념식이 잔치 분위기 속에 치러지는 것처럼 비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