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만에 워싱턴서 접촉, 차관급들 22∼23일 탐색전
中, 관세 인하·지재권 보호 등 파격적 양보할진 미지수
중간선거이후 APEC·G20회의, 양자회담서 돌파구 찾을수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이번 주 분수령을 맞는다. 미·중 양국은 3개월 가까이 중단됐던 무역협상을 재개하며 갈등 완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이와 함께 양국은 이미 예고했던 대로 160억 달러 규모의 관세 폭탄을 서로 주고받을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담판을 벌여 무역전쟁을 봉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왕서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는 22∼23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를 방문해 데이비드 말파스 재무부 차관과 협상을 갖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는 왕 부부장의 방미 일정을 공지한 바 있으나 ‘8월 중순’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중 무역협상은 지난 5∼6월 사이 세 차례 열린 이후 지금까지 단절 상태였다. 앞선 세 차례의 미·중 협상이 장관급 이상 고위급에서 진행됐던 것과 달리 이번 협상 대표는 차관급이다. 때문에 이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보다는 후속 고위급 협상을 조율하기 위한 탐색전 성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협상 재개 분위기와 무관하게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오는 23일부터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 역시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를 예고하며 ‘맞불’을 놓은 바 있다. 아울러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26일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공청회를 갖는다. 중국이 대미(對美) 무역흑자 감축,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하,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 진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중단 등 파격적인 양보안을 내놓을지도 미지수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대중(對中) 무역 압박을 계속할지 여부를 두고 찬반양론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에 따르면 미 재무부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는 미·중 협상의 단초를 만들기 위해 완화된 요구사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반해 관세정책을 담당하는 USTR은 협상력 제고를 위해 중국을 더욱 압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두 가지 방안 중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양국 정상은 11월 중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또는 11월 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계기에 만나 양자회담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두 행사 모두 11월 6일 미국 중간선거 이후로 잡혀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국과 전향적인 협상을 할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왕 부부장의 방미가 두 정상 간 회동에서 타협안이 나올 수 있도록 사전 정지작업을 하기 위한 목적을 띠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