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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파일] 방귀 참으면 병 된다


 
이선호 구원창문외과 대표원장


흔히 소리가 큰 방귀는 냄새가 별로 심하지 않고 소리 없이 뀐 방귀는 냄새가 독하다고 하는데, 과연 맞는 말일까?

답부터 말하자면 그런 경향이 없는 것은 아니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 왜냐하면 방귀 냄새를 결정짓는 것은 음식물의 종류이기 때문이다.

방귀는 음식물과 함께 입을 통해 들어간 공기와 장 내용물의 발효에 의해 생겨난 가스에서 생성된다. 불필요한 체내 가스를 몸 밖으로 배출하려는 자연스러운 생리현상이다.

건강한 젊은 남자의 경우 하루 평균 방귀 횟수는 14회 정도로 알려져 있다. 최고 25회 정도까지는 정상으로 간주된다. 음식을 급하게 먹는다든가 변비 등으로 장내 발효가 쉽게 일어나는 상태가 되면 방귀 배출 횟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방귀에서 역한 냄새가 나는 주요 원인은 방귀 속에 든 ‘황화수소’ 성분 때문이다. 황화수소의 원료는 황을 포함한 아미노산이다. 모든 음식에 함유돼 있는 성분이다.

장내 가스는 소화가 더딘 음식을 먹은 뒤에 잘 생긴다. 소화가 덜 된 상태의 음식물이 대장에 있으면 발효 가스가 더 많아진다.

한국인의 85%는 우유 등 유제품을 소화시키는 ‘유당분해효소’가 적은 편이다. 유제품을 먹으면 가스가 많이 생기는 이유다. 단맛을 내려고 빵이나 캔 음료에 첨가하는 과당도 가스 생성 및 배출을 촉진시킨다.

방귀를 참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이 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방귀를 참게 되면 장내 질소 가스가 쌓여 대장이 부풀어 오른다. 이 때문에 대장의 운동기능이 나빠지고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방귀는 장의 연동운동이 멎거나 통과가 좋지 않을 때는 배출이 안 된다. 그래서 방귀 방출의 유무로 장폐색의 유무를 짐작하기도 한다. 방귀가 특히 반가울 때가 있는데, 병원에서 복부 수술 후 금식 상태로 있다가 방귀가 나오는 경우다. 방귀 배출과 함께 식사를 할 수 있게 돼서다. 방귀는 수술 후의 장 회복 상태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 중의 하나다.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배변활동이 원활해 직장이 비워져 있는 사람은 시원하게 방귀를 배출할 수 있다. 반면에 장기능이 변변치 못한 사람은 직장에 변이 정체돼 있기 일쑤여서 방귀도 자신 있게 배출하지 못하게 된다.

보통 아침 식사 후 신호가 올 때 쾌변으로 장을 비우면 몸도 마음도 가뿐하다. 그래서 좋은 배변습관은 건강에도 좋다. 이왕이면 방귀도 시원하게 뀌는 게 좋다.

이선호 구원창문외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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