콥트(copt)는 이집트 기독교인을 가리키는 용어다. AD 40년 사도 마가의 선교로 시작된 교회가 그 시초다. 콥트교회는 4세기부터 사막 교부들을 배출했고 초기 수도원운동을 이끌었다. 성 안토니는 대표적 수도사였다. 금욕과 자기부정으로 그리스도의 길을 추구했다. 콥트교회의 정식 명칭은 콥트정교회(Coptic Orthodox Church). 2000년 기독교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7세기 이집트의 이슬람화 후에도 굴하지 않고 독특한 신앙 전통을 지키며 세계 교회의 한 분파로 자리하고 있다. 근래에는 기적과 성령의 역사를 중시하면서 개신교회와도 적극 교류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 콥트교회인 카이로 성시몬수도원교회 사만 이브라힘 대표사제는 5년 전 한국을 방문한 적도 있다. 이집트 인구의 20%가 콥트 기독교인으로 추산된다.
최근 카이로 성마가교회 다우드 라메이(Daoud Lamei) 담임사제가 방한해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성공회주교좌성당, 연동교회 등을 돌아봤다. 라메이 사제를 서울 마포구에 있는 한국성모콥트정교회에서 만났다.
-한국인들에게 콥트교회는 아직 낯설다. 어떤 교회인가.
“전통적 고대 교회라 할 수 있다. 초기 기독교회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을 따른다. 삼위일체 하나님, 그리스도의 부활과 재림을 믿는다.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정확무오하다고 믿으며 초기 교부들의 해석을 따른다. 325년 확립된 니케아신조를 따른다. 삼위일체 교리를 확립한 교부 아타나시우스는 콥트인이었다. 예배의식을 중시하며 성화(聖畵)로 불리는 ‘이콘’을 통해 기독교 신앙을 더 풍성하게 추구한다.”
-한국에도 콥트교회가 생겼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집트 출신 콥트인은 120명 정도 된다. 에티오피아 출신 콥트교인도 250명 정도다. 미국인 콥트인도 있다. 서울 마포에 위치한 콥트교회는 이들을 위한 예배처소로 2013년 세워졌다. 앞으로 한국 내 콥트인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집트에 한국이 많이 알려지면서 콥트인 과학자나 의사, 기술자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 최근엔 콥트교회에 관심을 갖게 된 한국인들의 방문도 많은 편이다. 이집트인이라고 전부 무슬림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해외에도 콥트교회가 있는가.
“지난 40년간 콥트인들은 미국과 호주, 캐나다, 유럽 등지로 이민을 떠났다. 미국과 유럽 등에는 수백 개의 콥트교회가 있다. 쿠웨이트나 아랍에미리트 등 아라비아반도에도 콥트교회가 있다. 경제적, 종교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이민자들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집트는 신구약 성경에 직접적인 이름이 언급되는 성지(聖地)다. 구약성경 이사야에서는 이집트가 주님을 경배할 것이란 예언이 나오고 신약성경 마태복음에선 예수님과 가족들이 헤롯왕의 박해를 피해 이집트로 피신했다.
“이집트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등 고대 문명을 비롯해 예수 그리스도의 가족들이 피난했던 현장, 콥트교회의 역사를 간직한 교회와 수도원 등 기독교 유적지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마태복음(2:13∼23)에 등장하는 예수의 피난 및 귀환과 연관된 장소들이 도처에 있어서 예수님의 초기 시절을 살펴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공중성당과 무하라크수도원, 이즈바위야 동정녀 마리아교회 등이다. 사도 마가가 알렉산드리아에 설립한 최초의 교회와 신학교, 다양한 콥트예술 등 유산도 살펴볼 수 있다. 콥트교회에서는 해외 신자를 위한 순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어서 한국교회 신자들도 얼마든지 안전하게 방문할 수 있다.”
-콥트인들은 극단주의 이슬람의 위협을 받고 있지만 흔들림이 없다. 2000년간 고유한 신앙을 유지해 온 비결은 무엇인가.
“콥트인들은 기도를 많이 한다. 일주일 내내 기도하며 교회에서는 매일 성찬예배를 드린다.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신앙을 전수받는다. 어릴 때부터 당당하게 신앙을 지키도록 교육받는다. 이집트 전역에 흩어져 있는 수도원은 살아있는 신앙 학교다. 콥트인은 이들 수도원에서 기도하는 것을 좋아한다. 기적도 많이 나타난다. 콥트인들은 예수님의 이름을 자주 말한다. ‘예수님 감사합니다’ ‘예수여, 도와주소서’ 하는 짧은 기도를 많이 한다. 몸에 십자가 표시를 하는 것도 특징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