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폼페이오 면담 사실상 확정, ‘빅딜’ 성사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지난 3월 말 노동당 중앙위 청사에서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곧 평양을 네 번째로 방문할 예정이다. 국민일보DB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곧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도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에 중대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방북에서 북·미가 ‘핵 신고’와 ‘종전선언’을 주고받는 빅딜이 이뤄질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길고 긴 북·미 물밑협상을 통해 이번 방북이 성사되는 만큼 빅딜까지는 아니어도 비핵화 협상에 물꼬를 트는 결과물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폼페이오 장관이 곧 4차 평양 방문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선 “그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6∼7일 이뤄졌던 3차 방북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해 ‘빈손 방북’ 비판에 직면했던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사전조율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의 회동에 대해 북한의 확답을 받아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 회동에서 비핵화 빅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빅딜의 핵심은 북한의 ‘핵 물질·시설 리스트’ 제출과 미국의 종전선언 합의를 동시에 교환하는 것이다. ‘원샷’ 빅딜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의미 있는 합의안을 도출해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생명줄과 같은 ‘핵 리스트’ 제출을 결심했다면 폼페이오 장관이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건넬 것이라는 반론이 설득력 있다. 따라서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빅딜을 위한 마지막 실무 작업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9월 18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남·북·미 정상이 유엔을 무대로 종전선언에 사인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최대 변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이다. 시 주석은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일인 9·9절을 맞아 평양을 찾을 계획이라 비핵화를 둘러싼 미·중 간 수싸움이 ‘8말(末)·9초(初)’에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 주석의 방북은 중국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 개입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으로 읽힌다. 특히 시 주석은 종전선언 주체에 중국을 집어넣어 기존 남·북·미에서 남·북·미·중 4자로 확대하는 요구안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이 북한을 지렛대 삼아 비핵화 협상에 딴지를 걸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미국이 폼페이오의 방북에서 새로운 선물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북·미가 어떤 합의도 만들어내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내 꺼지지 않는 대북 회의론도 변수다. 볼턴 보좌관은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의 11월 미국 중간선거 개입 가능성은 국가안보의 심각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북한을 여전히 미국 선거를 방해할 수 있는 불량국가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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