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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취급권 맘대로 박탈하다니…” 美 전직 안보관리 250여명 트럼프 비판 성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신랄하게 비판한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기밀취급 권한을 박탈하자 250여명의 전직 고위관료들이 트럼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6일 전직 CIA 및 국가정보국(DNI) 국장 15명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성명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17일 CIA와 국무부, 국방부 전직 관료 60명, 20일에는 전직 관료 177명이 성명에 동참했다. 성명에는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최고사령관과 윌리엄 번스 전 국무부 부장관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성명에서 “기밀 정보는 보호돼야 하지만 전직 관료들에게는 중요한 국가안보 현안에 대해 두려움 없이 그들의 의사를 표현할 권리가 있다”며 “우리가 정치적 의견을 나누기 전에 리트머스(시험지)를 거친다면 미국의 기반이 흔들릴 것”이라고 밝혔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을 지휘했던 윌리엄 맥레이븐 전 합동특수전사령관도 WP 논평을 통해 “내 기밀취급권도 박탈하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브레넌 전 국장의 관계는 악화일로다. 브레넌 전 국장은 NBC방송 인터뷰에서 “다른 관료들의 기밀취급권 박탈을 막기 위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해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레넌에게 “소송하라”며 맞불을 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최악의 CIA 국장인 브레넌이 소송하기를 바란다”며 “그러면 그가 로버트 뮬러 특검의 마녀사냥에 관여한 것이 드러날 테니 아마 소송하지 못할 것”이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레넌 전 국장이 지난 7월 미·러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저자세 외교를 “반역적”이라며 비판하자 기밀취급권을 박탈했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오는 10월 남편 없이 단독으로 아프리카를 순방할 예정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는 “아프리카 대륙의 어린이들이 직면한 현안과 마주하고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게 돼 기대된다”며 “지구촌에 사는 우리는 열린 대화와 의견 교환을 통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미국이 왜 ‘거지소굴(shithole)’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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