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케이라이브(K-live) 무대. 1987년 작고한 가수 유재하가 기타를 둘러멘 모습으로 어둠 속에서 등장했다. 자세히 보니 홀로그램이었다. 홀로그램은 유재하의 대표곡 ‘지난날’을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홀로그램 옆쪽에 조명이 켜지면서 남성 보컬그룹 스윗소로우가 등장해 화음을 넣었다. 홀로그램과 스윗소로우는 서로 소통하는 몸짓까지 보이며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스윗소로우는 2004년 열렸던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자신들의 이름을 알린 그룹이다. 실제로는 불가능한 선배와 후배 간 합동공연이 지니뮤직과 KT 미래사업개발단의 협업으로 구현됐다.
KT그룹 계열사 지니뮤직의 김훈배 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미래형 비주얼 뮤직 플랫폼을 기반으로 2022년까지 현재의 배 수준인 유료 가입자 500만을 보유한 국내 1등 음악 플랫폼 사업자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홀로그램 공연과 같은 실감형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이전에 체험하지 못했던 음악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연에는 고해상도 프로젝터로 바닥에 영상을 쏜 뒤 이를 45도 각도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투사하는 ‘플로팅 홀로그램’ 기술이 적용됐다. 2022년까지 360도 전 방향에서 볼 수 있는 차세대 홀로그램을 비롯해 5세대(G) 이동통신 기반의 미래형 음악 서비스를 완성한다는 게 지니뮤직의 청사진이다.
구체적으로 지니뮤직은 올해 연말까지 가입자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 음악 추천(인텔리전스 큐레이션) 서비스와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IVI 지니’를 출시한다. 내년 1분기에는 CJ ENM의 최신 동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지니 애플리케이션을 전면 개편하고 내년 하반기에는 가상·증강현실(VR·AR) 기반의 홀로그램 서비스 ‘지니 홀로’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니뮤직은 최대주주인 KT와 2대 주주인 LG유플러스는 물론 CJ ENM과도 협력해 국내 음원 시장에서 1등을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그 원동력은 CJ디지털뮤직과 합병 시너지다.
지니뮤직은 CJ디지털뮤직과 합병한 뒤 CJ ENM이 제작·공급하는 음악 콘텐츠의 유통을 전담하게 된다. 합병 기일은 오는 10월 10일로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CJ ENM이 지니뮤직의 2대 주주가 된다. 합병 이후 지니뮤직의 음원 유통시장 점유율은 가온차트 음원 수 기준 35%에 달해 업계 1위가 될 것으로 지니뮤직 측은 예상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