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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이흥우] ‘병역혜택용’ 국가대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열기가 뜨겁다. 올림픽 열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개인과 나라의 명예를 위해 땀과 눈물을 쏟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투혼만큼은 올림픽 때와 다를 바 없다. 운동선수라면 인생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게 아닐까 싶다. 특히 남자 선수일 경우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무대에 서고 싶어 한다. 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따면 병역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구성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4년마다 되풀이되는 논란이다. 전력이 평준화된 축구와 달리 야구는 국가 간 실력 차가 극심하다. 우리나라, 일본, 대만을 제외한 아시아 야구는 좀 부풀려 말하면 ‘동네야구’ 수준이다. 그리고 대만 야구는 한 수 아래로 평가돼 우리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팀은 사실상 일본뿐이다.

하지만 일본은 아시안게임에 전력투구하지 않는다. 전원 사회인 야구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우리처럼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프로리그가 쉬는 일은 없다. 이런 아마추어 팀을 상대로 정예 프로선수들로 구성된 우리 팀이 진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은 떼어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이니 군 미필 선수들은 기를 쓰고 국가대표 팀에 승선하려 한다. 4년 전엔 KIA 나지완 선수가 부상을 숨기고 대표팀에 합류해 ‘무임승차’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올해는 오지환, 박해민 선수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28살 동갑인 두 선수는 더 이상 입대를 미룰 수 없는 처지다. 더욱이 두 선수는 주전 요원이 아니다. 합법적 병역 회피용 국가대표 선발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이들만큼이나 축구의 손흥민(26) 선수도 절박하다. 손흥민 역시 ‘진작 병역 혜택을 받았다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대신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차출에 응했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그럼에도 축구의 경우 ‘은메달을 기원한다’는 팬들의 비아냥이 없는 걸 보면 야구와는 다른 잣대로 재는 듯하다. 아시아 최강 수준을 자랑하는 프로골프에서도 병역 문제로 고민인 선수들이 상당수 있다. 그러나 골프 대표팀은 전원 아마추어 선수로 구성했다. 죄다 아마추어 선수들인데 우리만 프로선수를 보내면 우승한다 해도 면이 서지 않는 것을 우려해서 아닐까.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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