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사의 보물인 ‘봉사조선창화시권(奉使朝鮮倡和詩卷·사진)’ 등 2건이 국보로 승격됐다고 문화재청이 23일 밝혔다.
‘봉사조선창화시권’(보물 제1404호)은 1450년(세종 32년) 명나라 경제(景帝)의 조서를 들고 조선에 사신으로 온 예겸이 원접사(중국 사신을 맞던 임시 직책)로 나온 정인지 신숙주 성삼문 등과 주고받은 글 37편이 수록된 길이 16m 두루마리다.
명나라 사신과 조선의 관료가 글솜씨를 겨루며 외교를 수행한 일면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한·중 외교사에 큰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친필이 거의 남아 있지 않는 정인지 성삼문 신숙주가 쓴 글씨를 전서 예서 초서 등 다양한 서체로 확인할 수 있어 조선 전기 서예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라는 점도 평가받았다.
‘비해당 소상팔경시첩(匪懈堂 瀟湘八景詩帖)’(보물 제1405호)도 국보가 됐다. 1442년 세종의 셋째 아들인 비해당 안평대군 이용 주도로 모은 시첩이다. 중국의 ‘소상팔경’을 주제로 쓴 당대 문인 21명의 글이 수록됐다.
중국 문물을 수용하되 독자성을 갖춘 우리 문화로 승화시켰다는 점, 왕실과 사대부들의 문화 향유 양상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는 점 등이 주목받았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