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90분간 끊임없이 공격, 강한 한국축구 만들겠다”

파울루 벤투 신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3일 경기도 고양시 MVL호텔에서 취임 첫 기자회견을 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고양=김지훈 기자
 
벤투 감독(가운데)을 비롯한 대표팀 코치진이 앞으로의 각오를 다지는 의미로 손을 맞잡고 있다. 고양=김지훈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된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은 23일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운영계획에 대해서는 “야심차게 공격하는 팀이 되면 좋을 것”이라고 언급, 공격축구 지향을 분명히 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의 MVL 호텔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다가오는 아시안컵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예선 통과를 위해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재능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친선전을 통해 선수들을 관찰하고 자세히 알아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한국팀 감독직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목표가 뚜렷했고, 그것이 단기적이 아니라 장기적인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운영할 팀의 정체성과 관련해서는 “리스크(위험성)를 줄이고 야심차게 공격하는 팀이 되면 좋겠다”며 “항상 강도 있고 90분 동안 끊임없이 뛰며 우리의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는 27일 발표되는 A매치 명단 선정 기준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도 들어올 것”이라며 “자기 역할을 할 선수를 선발한다. 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최근 대표팀 은퇴를 시사한 기성용과 구자철에 대해 “영향력이 큰 선수들로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대표팀에 기성용을 소집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구자철에 대해서는 “현재 대표팀에 소집될 몸 상태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쓴소리도 있었다. 그는 전날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FC 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를 관전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한 경기만으로 모든 것을 알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면서도 “경기를 보니 (압박)강도와 적극성이 월드컵에서 봤던 것과 달랐다”며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군 대표팀과 현 대표팀을 비교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당시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뛰며 조별 예선에서 한국과 경기를 가졌다. 벤투 감독은 “당시 한국은 조직력과 압박이 강했던 팀”이라며 “지금은 성격과 스타일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강도가 조금 차이가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영상에서 본 월드컵 예선과 본선의 한국은 매우 조직적이고 역습을 잘 활용하는 팀이었다”라며 “또 좋은 수비 조직력과 강한 ‘파이터’ 기질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잊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내가 대표팀 실력을 유지시키고 월드컵 진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자신에 대한 팬들의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대한축구협회는 벤투 감독을 보좌할 코치로 김영민 수원 삼성 스카우트 팀장과 최태욱 서울 이랜드 코치를 선임했다.

고양=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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