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17개월 만에 장기평균 기준치(100) 밑으로 추락했다. 고용지표 악화, 폭염에 따른 밥상물가 급등,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는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경기 전반에 대한 비관론이 커졌다. 반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8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전월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3월(96.3) 이후 1년5개월 만에 기준치 아래로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가계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의 주요 지수를 표준화한 지표다. 가계의 종합적 경기 인식과 소비 전망 등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과거(2003년 1월∼2017년 12월) 평균을 기준치로 잡는다. 기준치 이상이면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 미만이면 부정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내리막길을 걷다가 지난 5월 0.8포인트 반등했다. 하지만 6월 2.4포인트 떨어진 데 이어 3개월 연속 하락 흐름을 타고 있다.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크게 나빠진 것은 고용 부진과 물가 상승 등으로 가계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이 악화되고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감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생활형편CSI는 89로 7월보다 2포인트 떨어졌고, 가계수입전망CSI도 전월 대비 1포인트 하락한 98로 집계됐다.
현재는 물론 미래 경제 상황을 내다보는 시선도 어둡다.
현재경기판단CSI는 70으로 7월보다 7포인트나 하락했다. 지난해 4월(69) 이후 1년4개월 만에 최저치다. 향후경기전망지수도 전월 대비 5포인트 떨어진 82에 그쳤다. 취업기회전망CSI는 85로 전월보다 2포인트 주저앉으며 3개월째 내림세다.
물가와 집값 전망은 모두 상승해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물가수준전망CSI는 전월보다 2포인트 오른 143으로 조사됐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9로 전월보다 11포인트나 상승했다. 현재 방식으로 통계를 편제한 2013년 1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동훈 선임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