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희의 음식이야기] 파나마의 추억, 알메하스

필자가 직접 만든 알메하스


‘알메하스(Almejas)’. 우리 가족이 파나마에 살 때 가장 맛있게 먹었던 요리의 하나이다. 알메하스는 스페인어로 조개라는 뜻인데, 보통은 바지락조개를 일컫는다. 우리 가족이 파나마시티 인근 작은 섬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맛보았던 그 황홀한 맛을 잊을 수 없다. 레시피도 어렵지 않다. 마늘, 양파, 토마토 등을 잘게 썰어 올리브유에 볶다가 바지락조개를 집어넣고 버터 한 스푼과 백포도주를 적당량 부은 후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면 된다. 우리 집 아이들이 이 요리를 너무 좋아했다. 사진은 내가 기억을 되살려 직접 집에서 만든 알메하스 요리이다. 이 국물에 빵을 찍어 먹으면 정말 맛있다. 그들의 한 끼 식사이다. 여기서 팁 하나. 스파게티 면을 삶아 알메하스를 얹어 먹으면 그것이 ‘봉골레 스파게티’이다. 그리고 알메하스를 먹고 남은 국물에 스파게티 면을 볶아먹으면 ‘알리오 올리오’보다 더 맛있다.

스페인에는 비슷한 재료를 쓴 ‘조개 수프(Almejas caldoso)’가 유명하다. 해물 육수에 바지락 또는 모시조개와 새우 그리고 불린 쌀과 양송이를 넣고, 올리브유와 와인, 마늘, 소금, 흰 후추로 맛을 내어 끓여낸다. 스페인 사람들은 해산물 요리를 참 좋아한다. 스페인의 수산물 소비가 일본에 이어 세계 2위이다.

바지락은 맛도 좋지만 베타인, 글루탐산 같은 아미노산과 철분이 풍부해 빈혈기 있는 여성에게 좋고, 메티오닌 성분은 근육을 만드는 단백질 합성을 도와주어 성장기 어린이들이 쑥쑥 자라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타우린 성분은 담즙 분비를 촉진시켜 간 기능을 원활하게 해준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바지락조개와 굴 등 조개류들이 비싼 편이다. 이탈리아 밀라노 근무 때 식당에서 굴 한 개에 1유로씩 주고 사 먹었다. 우리나라는 갯벌과 청정해역이 있어 바지락조개와 굴 등 조개류를 싼값에 먹을 수 있다. 큰 행복의 하나이다.

세종대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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