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미래 스마트홈 컨트롤타워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스마트홈은 가전을 비롯한 집안의 모든 장치들이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집이다. 여기서 AI는 음성인식 능력을 활용해 가입자가 말 한 마디로 모든 IoT 장치들을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글로벌 주요 가전업체들은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국제가전전시회(IFA) 2018’에서 일제히 AI에 주목할 계획이다. 그동안 IoT 가전들과 이들을 통합한 스마트홈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관심이 스마트홈의 허브 AI로 무게중심이 옮아간 것이다.
이런 추세는 IFA 기조연설에서 확인된다. 올해 IFA에서는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조성진 부회장을 비롯한 5명의 기조연설자가 모두 AI를 주제로 삼았다. 대표적으로 조 부회장은 LG전자가 자체개발한 AI 플랫폼 ‘LG 씽큐’와 이를 적용한 각종 가전제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리처드 위 화웨이 CEO는 AI 전용칩이 탑재된 각종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화웨이의 독자 AI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할 계획이다. 다니엘 라우쉬 아마존 부사장은 AI 개인비서 ‘알렉사’를 소개하고 음성인식 AI가 바꿀 생활상을 묘사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규모 AI 전시존을 꾸려 AI가 중심이 되는 스마트홈의 모습을 구현한다. 삼성전자는 홈 IoT 존을 꾸려 자체 AI 플랫폼 ‘빅스비’와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가 다양한 IoT 가전들을 유기적으로 조율하는 모습을 선보인다. LG전자도 ‘LG 씽큐 존’을 꾸며 AI 스피커가 TV·공기청정기·조명 등을 제어하는 모습을 공개한다.
이들은 AI가 사용자 개개인을 구분해 맞춤형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한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탑재한 ‘패밀리허브’ 냉장고가 보관 식품과 음식 선호도를 기반으로 원하는 레시피를 찾아주거나 가족 식단 관리를 도와주는 모습을 시연한다.
전통 가전의 진화도 계속된다. LG전자는 에너지효율과 내구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센텀시스템’ 냉장고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드럼 세탁기에 전자동 세탁 방식을 접목해 세탁 시간을 반으로 줄인 퀵드라이브 세탁기를 내세운다.
TV 부문에서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의 진보가 두드러진다. 마이크로 LED는 미세한 LED를 기판에 촘촘하게 박아 패널로 활용하는 첨단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는 올 초 공개했던 146인치 초대형 마이크로 LED TV ‘더 월’을 최근 양산하기 시작했다. IFA에서는 이 제품을 전시하고 호텔·레스토랑 등을 상대로 본격 판매에 돌입한다. 내년에는 일반 소비자용 마이크로 LED TV도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도 첫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인다. 다만 삼성전자처럼 당장 양산에 들어가지는 않을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마이크로 LED TV는 상품용이라기보다는 초대형 디스플레이의 미래를 제시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베를린=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