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67·사진) 전 국가정보원장이 국정원 자금으로 서울 강남에 호화 사저를 마련한 혐의 등으로 또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30일 원 전 원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원 전 원장은 2010년 10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서울 강남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 건물 18층에 자신과 아내가 기거할 공간을 리모델링하기 위해 국정원 자금 7억8333만원을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장의 공관 등 외부 주거 공간은 사업계획 수립 및 예산 배정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원 전 원장은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전략연 측에서 반대 의견을 냈지만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간은 2014년 11월 전략연의 업무공간으로 원상 복구됐다.
원 전 원장은 2011년 7월 미국 스탠퍼드대에 한국학 펀드 설립 명목으로 국정원 자금 200만 달러(약 23억원)를 전략연 명의로 송금한 혐의도 있다. 퇴임 후 이 대학 아시아태평양연구소를 통해 미국에 체류할 기회를 만들려는 목적이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