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팝의 여왕’ 아무로 나미에(41·사진)의 은퇴를 앞두고 일본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낸 라이브 앨범은 발매 직후 100만장 넘게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K팝 열풍 등으로 일본 문화산업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면서 앞으로 일본에서 아무로를 넘어서는 글로벌 스타가 탄생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992년 데뷔한 아무로는 지난해 9월 데뷔 25주년을 맞아 팬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올해 9월 16일 은퇴하겠다고 깜짝 선언했다. 그러면서 남은 1년 동안 앨범과 콘서트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무로는 데뷔 초기부터 최근까지 히트곡을 엄선한 베스트 앨범 ‘파이널리(Finally)’를 발표한 데 이어 올해 2월부터 일본 전역과 중국, 대만에서 공연했다. 당시 공연 실황을 담은 DVD 및 블루레이디스크 앨범은 29일 발매 직후 사전예약분만 110만장 넘게 팔려나갔다. 일본에서 음악영상 앨범이 100만장 넘게 팔린 건 사상 처음이다.
77년 오키나와현 나하 출생인 아무로는 92년 걸그룹 ‘슈퍼몽키즈’로 데뷔했다. 한동안 무명 시절을 겪다가 95년 솔로로 전향한 이후 스타 반열에 올랐다. 97년 15세 연상 가수와의 깜짝 결혼 발표는 당시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전이었던 한국에까지 화제가 됐다. 아무로의 은퇴는 내년 4월 아키히토 일왕 퇴위와 맞물리면서 ‘헤이세이(平成·아키히토 일왕의 연호) 시대의 종언’을 상징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무로는 은퇴 하루 전날인 9월 15일 고향 오키나와에서 마지막 라이브 공연을 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공연 보름 뒤에는 오나가 다케시 오키나와현 지사 사망에 따른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오키나와 미군기지 반대운동을 주도한 오나가 지사는 췌장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지난 8일 숨졌다. 아무로는 지난 5월 오나가 지사에게서 ‘현민영예상’을 받은 인연을 언급하며 추모 메시지를 내놨다가 우익세력으로부터 ‘반일(反日)’ ‘친중(親中)’ 등 도를 넘는 비난을 받았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