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70조개의 세포로 구성돼 있다. 이들 세포는 전기생리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배터리와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세포 내 음(-)전기가 충분하지 않을 때, 즉 세포 전기가 방전되면 조직손상이 일어나고 통증이 느껴지게 된다.
전기생리학자들에 따르면 정상세포의 세포내 전위차(세포 밖 대비)는 마이너스(-) 70㎷에서 -100㎷까지다. 암 세포나 사멸 직전 세포의 전위차는 이보다 현저히 낮아서 -15∼-20㎷에 불과하다. 사람이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는 단계는 이 전위차가 -30∼-50㎷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다.
이런 음전기 부족상태를 교정, 균형을 맞춰줌으로써 인체의 항상성을 회복시키고 통증까지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는 새 의료기기가 나왔다. 고전압의 미세전류 정전기를 순간적으로 세포에 흘려보내 부족한 음전기를 충전해주는 전기 자극 통증완화기 ‘호아타(HOATA)’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연세에스의원 대표원장 심영기 박사가 세기메디칼㈜ 연구진과 함께 개발, 산업화하는데 성공했다. 호아타는 병원 물리치료실에서 주로 쓰이던 기존의 ‘경피적 전기신경 자극기’(TENS)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치료원리가 완전히 다른 신개념 통증치료기다. TENS가 100∼150㎃의 동(動)전기를 펄스 방식으로 흘려보낸다면, 호아타는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미세전류 정전기를 3000V의 고전압으로 쏴주는 방식이다.
심영기 박사는 3일 “호아타로 치료하면 피하 깊숙한 부위까지 음전기를 전달해 부종과 섬유근육통 해소 효과를 장기간 지속할 수 있고, 세포대사활동의 에너지원인 ATP(아데노신 3인산) 생산 증가와 손상세포 재생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호아타는 근육통 관절통 척추통증 턱관절기능장애 허리디스크 근막동통증후군 만성피로 등과 같은 각종 통증의 치료는 물론 암 수술 후 림프부종 해소에도 사용할 수 있다. 심지어 몸속 콩팥과 간장의 기능 개선, 중풍 안면마비 등 신경마비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심 박사는 “병들어 사막화된 세포가 음전기를 충전하면서 건강한 세포로 거듭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