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관련 업체 활발하게 M&A… 연말에는 사람과 조직 많이 보강
LG AI 플랫폼을 구글·아마존과 함께 활용하는 ‘열린 생태계’ 운영

“로봇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접목해 로봇 사업을 차별화하겠다.”

LG전자 대표이사 조성진 부회장은 3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국제가전전시회(IFA) 2018 기자간담회에서 “오래전부터 로봇 분야 연구를 진행해 왔다”며 “로봇과 AI·빅데이터가 연계되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 기업이 생활·상업용·산업용·웨어러블 로봇 사업을 다 하는 경우는 LG전자 말고는 없다”며 “제대로 된 생활로봇이 어떤 것인지, AI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조 부회장은 “그동안 로봇 관련 업체를 인수·합병(M&A)하거나 업체들과 협력해 왔는데, 앞으로도 업체 특성에 따라 더 활발하게 M&A 또는 협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말에는 로봇과 관련된 사람이나 조직을 많이 보강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부회장은 AI 사업의 방향성으로 ‘열린 생태계’를 제시했다. 조 부회장은 “AI는 LG전자가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며 “우리 전략은 기본적으로 구글·아마존의 AI　플랫폼과 LG전자 AI 플랫폼을 동시에 운영하면서 데이터를 축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전 부문에서 독자 AI 플랫폼을 고집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달리 자사 가전에 여러 플랫폼을 담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조 부회장은 “검색 등 일반적인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구글·아마존의 AI 플랫폼 활용하고, 가전과 밀접한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LG전자의 AI 플랫폼을 활용하게 해 데이터를 모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구글·아마존의 플랫폼을 사용하면 데이터가 대부분 구글·아마존에 가게 되는데, 이런 데이터와 LG전자의 데이터를 교환하는 식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조 부회장은 특히 “LG전자는 하루아침에 1000만∼2000만대의 가전으로부터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만큼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에 대해서는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조 부회장은 “손익구조가 상당부분 정리됐다”며 “나쁜 매출은 줄고 좋은 매출이 늘고 있으니 곧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TV 사업에 대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올인한다”면서 “OLED 패널 수급 문제가 있지만 중국 광저우에 LG디스플레이 8.5세대 OLED 공장이 건설되면 LG전자가 제품 상당 부분을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