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둘러싼 ‘분단의 지형’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북한과 미국의 비핵화 논의, 남북 대화·협력이 숨 가쁘게 진행되면서 어느 때보다 변화의 기대감이 높다. 4·27 남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향한 염원과 더불어 ‘공동번영’이라는 새로운 기치를 내걸었다. 경제협력, 나아가 ‘경제통일’은 남북의 공동번영을 위한 필수조건이자 한반도 경제공동체로 나아가는 전제조건이다.
녹슨 철책을 걷어내고 새 시대를 여는 일은 시대적 요청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모두 역사적 전환점 위에 서 있다. 다만 청사진은 현실과 다를 수 있다. 시시각각 터져 나오는 복잡다단한 변수는 물길을 거꾸로 돌리기도 하고, 때로는 빙 둘러 가게 만들 수도 있다.
한반도는 ‘운명의 9월’에 들어섰다. 북·미 비핵화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남북은 이달 중으로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에 수많은 고민과 관측, 희망이 겹쳐지는 상황이다. 그래서 진지한 과거 경험 성찰, 세밀한 현재 상황 진단, 대담한 미래 전망이 필요하다.
새로운 한반도 경제지도의 밑그림을 그려보고 경제통일이라는 담대한 여정을 함께할 수 있는 자리가 오는 6일 펼쳐진다. 국민일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12층 컨벤션홀에서 ‘한반도 대전환-평화를 넘어 경제통일로’를 주제로 하는 ‘2018 국민미래포럼’을 연다.
이번 포럼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정세 속에서 남북의 경제협력 방안을 밀도 있게 모색한다. 기조강연자로 나서는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초대 위원장은 ‘문재인정부와 북방경제협력’이라는 강연에서 신(新)북방정책의 설계도를 펼쳐 보인다. 한반도 평화 기반 구축을 꾀하는 신북방정책은 ‘민간 주도’ ‘북한 개혁·개방과 국제사회 진입 지원’을 바탕에 깔고 있다. 신북방정책은 그 무대로 남북한은 물론 동북아시아와 유라시아까지 품는다.
신북방정책의 뼈대는 문재인정부가 발표한 ‘한반도 신경제지도’다.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환동해 ‘에너지·자원 벨트’, 비무장지대(DMZ) ‘접경지역 평화벨트’, 환황해 ‘물류·교통 벨트’라는 3가지 벨트를 ‘H’자 형태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환동해 벨트는 러시아 일본으로, 환황해 벨트는 중국 동부 연안 지역으로 확장된다.
기조강연 후엔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의 사회로 양문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의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양 교수는 ‘한반도 경제지도가 달라진다’를 주제로 정부 차원의 개발 협력과 민간 차원의 경협 네트워크 구축 및 확대 필요성을, 정 부원장은 비핵화 및 대북 제재에 따른 경협 추진 절차와 과제·전망 등을 짚어본다. 종합토론에는 이상준 국토연구원 부원장, 김광석 삼정KPMG대북비즈니스지원센터 전무이사,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이 패널로 가세해 깊이 있는 논의를 펼칠 예정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