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국 정상과 릴레이 회동… 일대일로 협력 내세워 지원 약속
대부분 對中 부채 눈덩이… 채권국 중국에도 엄청난 부담
시진핑(習近平·얼굴) 중국 국가주석이 아프리카 각국 정상들과 잇따라 만나 대규모 경제지원을 약속하며 중국의 역점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 협력을 당부했다.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아프리카를 우군으로 묶어두겠다는 포석이다.
2일 인민일보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일 세이셸 베냉 기니 말라위 라이베리아 잠비아 가봉 모잠비크 코모로 가나 이집트 아프리카 11개국 정상과 릴레이 회동을 가졌다. 이들 정상은 3∼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했다.
시 주석은 아프리카 정상들에게 일대일로 동참과 각종 경제협력, 다자간 무역체계 수호 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알리 봉고 온딤바 가봉 대통령에게는 일대일로 건설 동참을 환영하며 인프라, 에너지, 농업 등 지원을 약속했다. 모잠비크 대통령에게도 산업화와 농업 현대화를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에는 소말리아 카메룬 니제르 남수단 말리 보츠와나 부르키나파소 정상을 만났다.
시 주석은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 기조연설 등을 통해 대규모 아프리카 경제지원 선물 보따리를 풀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아프리카 국가들의 부채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번 포럼에서 대규모 자금 지원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2015년 포럼에선 향후 3년간 600억 달러(67조원) 규모의 차관과 수출신용 등을 약속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과 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구상과 협력 강화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자금 지원은 갚아야 할 빚이어서 아프리카 부채 급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아프리카 지부티의 경우 2016년 전체 국가 부채의 77%가 중국에서 빌린 자금이다. 잠비아는 64억 달러의 중국 채무가 있다. 지부티 잠비아 콩고는 중국 부채 때문에 상당히 위험한 상태라고 SCMP는 전했다. 이런 상황은 빚의 수렁에 빠진 아프리카뿐 아니라 돈을 빌려준 채권국 중국에도 엄청난 부담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