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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김일성-中 저우 일가 80년 인연 조명

중국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에 구멍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북한 김일성 일가와 중국 저우바오중(周保中) 일가의 3대 80년이 넘는 우애를 조명하는 기사를 실었다. 특히 WSJ는 두 집안의 인연으로 시작된 교역이 북한의 무기 개발에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저우바오중은 1930년대 중국 공산당 산하 동북항일연군의 지도자였다. 저우바오중은 김일성의 상관이었지만 항일전쟁을 거치는 동안 동지적 우정을 맺었다. 이후 이들 집안의 우정은 교역으로 이어졌다. 저우 일가는 광산, 무역, 소비재 분야에서 북한과 사업을 진행했다. 저우 일가와의 무역은 북한이 무기 개발 자금을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됐다.

저우 일가의 대북 사업을 이끈 회사는 딸 저우웨이(76)와 남편, 두 딸이 주주 또는 경영자인 ‘단둥웨이민 국제무역’이다. 저우 일가의 또 다른 사업체는 몇 년 전 대북 사업 자문 업무를 하며 “20년 넘는 경험으로 북한 투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중국의 대북 무역이 축소되면서 저우 일가도 타격을 입었다. 저우 일가의 한 구성원은 “현재는 북한과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WSJ는 저우 일가의 회사를 필두로 중국 기업들이 북한의 무기 개발에 이용되는 광산과 공장 현대화에 10년 넘게 투자했다고 전했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과 국제사회가 이끄는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 저우 일가의 대북 무역은 중단됐지만 가족 간 교류는 계속됐다. 지난 2년 동안 저우 일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군사적 목표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또 저우 일가 사람들은 김 위원장이 평양에서 주최한 연회에 참석하기도 했고, 북한의 금광을 탐사하기도 했다. 특히 저우웨이는 북한을 방문할 때마다 북·중 항일 혁명투쟁의 상징처럼 큰 환대를 받았다.

6·12 북·미 정상회담 직후 북한과 중국의 관영 매체들은 북·중 무역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완화되면 중국 기업들이 다시 북한에 몰려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북·미 정상회담 2주 후 북한 노동신문은 북·중 관계가 우호적이라는 기사를 실었는데, 여기에도 저우 일가가 등장했다. WSJ는 1948년 김일성과 저우바오중이 7살 정도로 추정되는 어린 김정일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을 함께 게재하면서 두 집안의 관계에 대해 ‘압록강처럼 끝없이 이어진다’고 쓴 중국 인민일보의 기사를 인용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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