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신문 “美, 북남관계 막지 말라”

북한이 우리 측 특별사절단의 방북을 하루 앞두고 미국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북남 관계를 가로막는 것은 미국의 앞길을 막는 것이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판문점 선언을 미국이 강요하는 제재를 준수하기 위한 서약서 같은 것으로 착각하고 있지 않은지 모르겠다”며 “미국은 흉포무도하게 북남 관계를 가로막는 것이 곧 제 앞길을 망치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북남 관계의 동력도 우리 민족 내부에 있고 전진 속도도 우리가 정한 시간표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대북 특사단과의 만남을 염두에 둔 듯 남측에 대해서는 ‘우리 민족’이라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 공화국은 불패의 위력을 지닌 사회주의 보루이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도 “제재와 봉쇄는 결코 만능이 아니며 우리의 자강력을 최대로 높여나갈 때 적들의 그 어떤 반공화국 압살 책동도 맥을 추지 못한다. 최강의 전쟁 억제력을 가진 우리 공화국을 어째 보려는 것은 어리석은 망상이고 자멸의 길”이라며 제재 무용론을 부각시켰다.

북한은 오는 12∼14일 서울에서 열리는 국방 차관급 다자안보협의체 ‘서울안보대화(SDD)’에 불참한다고 통보했다. 국제회의가 아니라 판문점 선언 이행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정부는 지난 7월 31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한에 SDD 초청장을 전달했고 지난달 25일 불참 통보를 받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측은 전화통지문을 통해 ‘북남 군대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저 할 바를 다해야 한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불참을 통보했다”며 “북한은 국제회의가 아니라 판문점 선언에 집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불참 통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안보대화는 2012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협력을 위해 출범한 뒤 매년 열려 왔다.

한편 북한이 정권 수립 70주년인 9·9절 열병식 훈련에 1만명에 달하는 군인과 전투기들을 동원한 모습이 민간 위성에 포착됐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달 31일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 광장 일대를 촬영한 민간 위성 플래닛랩스 사진을 확인한 결과 병력으로 보이는 40여개의 점 형태 무리가 광장 중심부에 도열해 있었다고 전했다.

과거 열병식에서 병사 250∼300명이 한 그룹을 이뤄 정사각형 형태로 행진했던 점으로 볼 때 이번 훈련에는 1만∼1만2000명이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헌 김경택 기자 kmpap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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