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호 태풍 제비가 일본 열도를 강타해 최소 6명이 숨지고 160여명이 다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오사카 간사이공항은 폭우와 강풍 때문에 폐쇄돼 이용객 3000여명이 고립됐다.
4일 도쿠시마현 남부에 상륙한 태풍 제비로 오사카와 시가, 아이치현 등에서 사상자가 속출했다고 NHK방송이 보도했다. 사상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제비는 이날 오후 10시 기준 야마가타현 사카타시 부근을 시간당 70㎞ 속도로 지나 북상 중이다. 시코쿠, 긴키, 주고쿠, 도카이, 호쿠리쿠 등이 태풍 영향권에 들었다. 태풍의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35m, 최대 순간풍속은 50m다. 이처럼 강력한 태풍이 일본을 덮친 건 1993년 제13호 태풍 얀시 이후 25년 만이다.
간사이공항은 폭우로 활주로와 주차장, 공항 인근 건물 등이 물에 잠겨 오후 3시부터 폐쇄됐다. 오사카 남부 해상 인공섬에 세워진 이 공항은 육지와 이어지는 다리조차 통행이 금지돼 공항 내 이용객 3000여명의 발이 묶였다. 공항 인근 항구에 정박해 있던 2600t의 유조선과 다리가 충돌해 승무원 9명이 고립됐다.
도쿠시마현 아난, 도쿠시마의 국도에선 강풍에 못 이긴 트럭이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여러 건 발생했다. 도쿄 하치오지에선 바람으로 떨어진 지붕 밑에 행인들이 깔렸다. 항공기 760여편이 결항됐고 긴키 지역을 중심으로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등 교통도 마비됐다.
태풍 영향으로 오후 3시까지 시간당 교토시는 10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오후 3시30분 교토와 오사카, 효고현 등 28개 지역에는 ‘피난 지시’가 떨어졌다. 나가노, 아이치현 등에는 ‘토사 재해 경보’가 내려졌다. 5일까지 도카이에 300㎜, 간토 전역에 2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