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출신 래퍼 드레이크(32)가 세계 음악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귀에 착착 감기는 리듬을 앞세워 온갖 진기록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상업적으로 역대 가장 성공한 래퍼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드레이크의 신기록 행진은 지난 6월 새 음반 ‘스콜피온(Scorpion)’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이 앨범은 수록곡 전곡(25곡)이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에 랭크돼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수록곡 가운데 7곡이 10위권에 진입했는데, 이것은 과거 ‘톱 10’에 5곡을 동시에 올린 영국 밴드 비틀스의 기록을 넘어선 것이었다.
드레이크는 올해에만 ‘핫 100’에서 27주나 정상을 차지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2004년 미국 팝스타 어셔가 세운 기록(28주)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신보에 실린 ‘인 마이 필링스(In My Feelings)’의 인기가 상당하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을 찍은 뒤 온라인에 게시하는 이른바 ‘인 마이 필링스 챌린지’는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 농구스타 제임스 하든 등이 참여했고 국내에서는 그룹 방탄소년단의 멤버 제이홉이 관련 영상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드레이크는 2016년에도 ‘핫 100’에서 총 19주간 1위를 차지하며 명불허전의 위상을 과시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그는 지난달 각종 음원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에서 역대 최초로 누적 재생 횟수가 총 500억번을 돌파한 인물이 됐다. 지난해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는 13개 부문을 휩쓸었고, 올해 그래미 어워즈에서는 최우수 랩 부문을 수상했다.
2009년 첫 정규음반을 발표한 드레이크는 2010년대 들어서면서 발표하는 음반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톱스타로 발돋움했다. 특히 최근 2∼3년 동안 드레이크가 만들어나간 성공 스토리는 그야말로 대단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드레이크 신드롬’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이 꼽는 건 역시 대중성 강한 음악이다. 한동윤 음악평론가는 “드레이크의 음악은 힙합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어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며 “다른 힙합 뮤지션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한 장르의 곡을 선보인다는 점도 드레이크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요소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