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연락사무소 정상회담 前 개소”

대북 특별사절단이 지난 3월 5일 평양 고방산초대소에서 북한 고위급 인사들과 회담하는 모습.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 세 번째)이 이끄는 특사단은 5일 2차 방북에서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오른쪽 두 번째) 등을 만났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방북해 남북관계 발전 방안을 중점 논의함에 따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를 비롯한 남북 협력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 등 경제 분야 협력 사업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연동돼 있어 당장 활성화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관련해 남북 양측은 현재 사무소의 구성 및 운영에 대해 사실상 타결했으며 서명식 등 행정 절차만 남긴 상태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소 일자 등이 확정되면 남북 간 구체적 실무협의를 통해 개소식 준비 등을 차질 없이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공동연락사무소 설치는 판문점 선언의 주요 실천계획 중 하나이고, 대북 제재 위반 가능성도 없다고 본다. 8월 개소는 미뤄졌지만, 9월 평양 정상회담 이전엔 반드시 개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관급이 소장을 맡게 될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는 향후 남북 협력 사업에서 주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향후 공동연락사무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과 평양에 남북 상호대표부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당초 지난달 개소를 목표로 공동연락사무소 설치를 추진해 왔지만 ‘한국의 과속’을 우려한 미국 측의 우려 등의 이유로 연기됐었다.

철도·도로 현대화 사업 등 경제 분야 협력 사업은 특사단 방북에도 불구하고 속도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반도 비핵화 및 대북 제재의 직접적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당장 경의선 철도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해 남북이 추진했던 경의선 철도 공동조사는 유엔군사령부 측이 군사분계선(MDL) 통행 계획을 승인하지 않아 연기됐다. 남북 도로 사업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북측은 최근 철도·도로 협력 사업이 미진한 것과 관련해 남측이 ‘돈 안 드는 것만 하려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북측은 또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도 노동신문을 통해 공식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남북 경협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틀 안에서 추진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재확인했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 분야 남북 협력은 시기상조”라며 “이 부분은 비핵화 및 대북 제재 상황과 직결돼 있어 북·미 간 비핵화 문제가 해결돼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달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북한 영화의 남한 영화제 상영, 산림병해충 공동방제 사업 등의 비경제 분야 협력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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