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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阿 퍼주기’ 안팎 역풍



아프리카 국가들과 운명공동체 건설을 위해 6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약속이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내에선 ‘중국도 가난한데 외국에 돈을 펑펑 쓰느냐’는 불만이 나오고 해외에선 중국이 빚으로 채무국을 옭아맨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 주석이 아프리카에 6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히자 중국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포럼 개막식에서 무상 원조 및 무이자·특혜 차관 150억 달러, 신용대출자금 200억 달러, 개발금융전문자금 100억 달러 등 60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가난한 아프리카 국가들엔 일부 채무를 탕감해 주겠다고도 했다.

그러자 중국 네티즌들은 “왜 그 돈을 국민들에게 쓰지 않느냐” “그 자금을 돈에 쪼들리는 중국 교육부에 3년간 지원하면 교육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 “중국도 가난한 나라인데, 중국에 600억 달러를 지원해 줄 나라가 어디 있겠느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중국 검열 당국은 이런 글을 속속 삭제했다.

중국인들은 지난 5월에도 국내 학생보다 개발도상국 유학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더 많이 받는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중국은 개발도상국 학생들에게 주는 ‘일대일로 장학금’으로 상반기에만 4000만 달러를 썼다고 FT는 전했다.

한편 주중 미국대사관은 웨이보 계정에서 하버드대 교수들이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의 아프리카 원조와 관련, ‘채무 함정’의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프랑스 국제라디오방송(RFI)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채무국은 부득이 채권국 방침에 따를 수밖에 없으며 과거 10년간 중국은 상환이 불가능한 국가에 막대한 차관을 제공하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 사례로 빚을 갚지 못해 항구 운영권을 중국에 넘긴 스리랑카, 대외 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100%에 이른 지부티가 중국에 해군기지 건설을 승인한 사례 등을 거론했다. 또 케냐 필리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라오스 파푸아뉴기니 등도 ‘채무 함정식 외교’의 피해자로 지목됐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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