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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日경제도 강타… 간사이공항 폐쇄 길어져 수출 타격

일본 오사카 시내와 간사이공항을 연결하는 교량 한쪽이 4일 태풍에 떠밀려온 유조선에 부딪히면서 상판이 어긋날 정도로 파손돼 있다. 이 다리는 5일 안전점검을 거쳐 다리의 다른 한쪽은 통행이 허락됐다. AP뉴시스
 
오사카 인근 니시노미야의 중고차 전시장에 있던 차량 100여대가 태풍 때문에 뒤엉키다 발생한 화재로 불에 탄 채 몰려 있다. AP뉴시스


제21호 태풍 ‘제비’의 직격탄을 받은 오사카 간사이공항의 폐쇄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일본의 관광 및 물류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NHK방송 등 일본 언론은 태풍으로 바닷물이 넘쳐 침수된 간사이공항의 활주로 및 각종 시설 정비가 언제 완료될지 알 수 없다고 5일 보도했다. 특히 바람에 떠밀린 유조선이 충돌하면서 파손된 공항 연결다리의 경우 완전히 복구되려면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1994년 문을 연 간사이공항은 오사카만의 인공섬 위에 건립됐다. 마침 개항 24주년 기념일이었던 지난 4일 활주로 2개 중 A활주로(길이 3500m)가 최대 50㎝ 침수됐다. 또한 제1터미널 지하, 주기장, 전기설비가 있는 기계실도 침수됐다. 특히 기록적인 강풍에 떠밀린 2591t급 유조선이 공항과 육지를 잇는 연결다리에 충돌하면서 승객 3000명과 공항 직원 2000명 등 5000명이 공항에 한때 고립됐다. NHK방송은 “간사이공항이 해상 공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번 피해가 컸다”고 지적했다.

간사이공항은 5일 오전부터 승객 3000명을 고속페리 등을 이용해 인근 고베공항으로 옮기는 한편 침수된 건물과 활주로의 물을 빼내는 등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다행히 관제탑에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착륙에 필수적인 견인차량과 통신설비 등이 물에 젖어 복구에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용객 및 물류 수출 감소가 예상돼 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

간사이공항은 전 세계 80개 도시를 잇는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서일본 지역의 핵심 공항이다. 오사카뿐만 아니라 인근 교토, 나라 등을 찾는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다. 지난해 이용객 수는 2880만명으로, 하루 평균 7만8000명이다. 마이니치 신문은 “간사이공항이 그동안 해외 저비용 항공사들을 적극 유치했지만 공항 기능 마비사태가 장기화되면 올해 이용객 3000만명을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태풍 여파는 물류 등 산업계에도 만만찮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간사이공항의 화물 취급량은 하루 평균 2300t에 달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13% 늘어난 85만t으로 집계됐다. 5조6000억엔(약 56조원) 규모로 전국 공항 중 도쿄 관문인 나리타국제공항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는 화물이 70%를 차지한다.

NHK방송은 “간사이공항 폐쇄가 장기화될 것을 우려해 반도체와 전자부품 업체들이 다른 공항을 통해 수출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간사이공항을 통해 수출하던 물량이 다른 공항으로 일제히 몰리게 되면 납기 지연 등의 피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5일 오후까지 태풍 ‘제비’에 의한 인명피해는 사망자 11명, 부상자 610명으로 집계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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