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2015년 메르켈 총리가 전격적으로 난민 수용을 결정함에 따라 반(反)난민 정서에 기대어 급부상한 정당이다. 17년 총선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원내 제3당이 됐다. 그러나 선거 하루 만에 나치즘과 거리를 두는 상대적인 온건파와 강경 우파 국가주의 세력 간의 대립으로 당시 당 대표였던 프라우케 페트리가 돌연 사퇴하는 등 분열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난민에게 독일인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지난 3일 발표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제2당이던 사민당을 앞질렀다.
신간 ‘인사이드 AfD’의 저자 프란치스카 슈라이버는 17년 총선 직전까지 AfD의 일원이었지만 노선 갈등으로 탈당한 인물이다. 그는 좌파 성향의 가정에서 자랐으나 13년 대학 졸업 후 AfD에 입당해 1년도 채 안 돼 작센의 ‘독일을 위한 청소년 대안’(JA)의 대표이자 대변인으로 급부상했고, 17년에는 연방 집행부의 일원이 됐다.
슈라이버는 책에서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극우 정당의 어두운 단면을 폭로한다. AfD는 독일의 극우 세력을 제도정치권으로 편입시켰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폴란드 등 옛 동구권의 극우 세력과도 광범위한 연대를 하고 있다. 저자는 대표 의원인 알렉산더 가울란트나 뵈른 회케와 같은 과격한 선동가들을 주축으로 하는 AfD의 동인과 목표, 약점을 이야기하며, 나치와 다르지 않은 그들의 정치적 노선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 책은 독일 극우정당에 대한 폭로를 넘어 트럼프의 등장, 유럽의 극우화, 포퓰리즘 등 객관적 사실보다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감성’에 의존하는 오늘의 세태에 대한 냉철한 분석서이다.
베를린=김상국 통신원 (베를린자유대학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