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 “AG 메달 못 땄지만 베트남 축구에 족적 남겨”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이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 감독은 지난 2일 끝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서 베트남을 사상 첫 4강으로 이끌며 국민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뉴시스


베트남 축구를 아시안게임 사상 첫 4강에 진출시켜 ‘베트남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이 6일 금의환향했다.

박항서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감독은 이날 귀국 후 “아시안게임 때 우리 국민들께서 베트남 축구에 성원을 보내주셔서 고맙다”며 한국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박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축구 변방에 머무른 베트남의 준우승을 이끌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4강 신화까지 썼다. 박 감독은 아시안게임 이후 베트남 분위기에 대해 “(베트남)정부에서는 동메달을 따지 못해 자제하는 것 같지만 베트남 국민들은 반겨주더라”고 전했다. 이어 “메달은 못 땄지만 사상 첫 4강에 올라 베트남 축구에 발자취를 남긴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전만 해도 베트남의 기대치는 낮았다고 한다. 박 감독은 “대회를 앞두고 만난 베트남 체육부 장관님이 예선만 통과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며 “현지 언론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베트남은 조별 예선에서 일본을 꺾는 등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4강에 드는 쾌거를 이뤘다. 아시안게임 기간 베트남 거리는 축제 분위기였다. 한국이 4강에 오른 2002 한일월드컵 때의 열기와 비슷했다. 박 감독은 “언어소통이 되지 않고 신문도 못 읽지만 요즘 제 사진이 TV에 나온다. 길거리에서 만난 베트남 사람들은 감사의 표시를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성적이 좋아 갈수록 부담이 된다”면서도 “즐기면서 더 열심히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 감독은 2주가량 한국에 머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뒤 곧바로 11월에 열리는 동남아시아 축구선수권대회(스즈키컵) 준비에 들어간다. 특히 다음 달 17일부터 열흘간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한국에서 전지훈련을 한다. 박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의 도움을 받아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전지훈련을 하기로 했다”며 “K리그 기간이라 프로 1.5군 정도의 팀과 두 차례 비공식 경기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