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초대위원장을 지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송영길 의원은 6일 ‘2018 국민미래포럼’ 기조강연에서 “한반도의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평화 정착을 위해 신(新)북방정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북방경제협력’이라는 제목의 기조강연을 진행하면서 나인브리지(9-Bridge) 전략의 개념을 소개했다. 나인브리지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것으로, 수산 농업 전력 철도 북극항로 가스 조선 항만 산업단지 등 9개 분야에서 러시아와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협력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송 의원은 “신북방정책은 우리 경제에 블루오션 역할을 할 수 있기도 하고 동북아시아의 군사적인 대립구도를 바꾸려는 것”이라며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유라시아 지역까지 연계를 강화해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한반도 평화정착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올해 8·15 경축사에서 언급한 유럽의 사례도 설명했다. 유럽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제3차 세계대전을 막기 위해 석탄철강공동체를 만들었고, 그것이 현재의 유럽연합(EU)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동북아시아도 에너지 또는 철도 공동체를 통해 좀 더 국제적인 협력체로 발전해보자는 대안, 즉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과거 우리 정권들도 지속적으로 북방정책을 중요하게 여겨 왔으며 여야를 막론하고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송 의원은 “야당이라고 해서 북방경제협력에 대해 비판하고 시비 거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서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도 추구했던 것이기 때문에 초당적으로 추구해 왔다고 볼 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 정부가 추진했던 북방정책과 현재의 북방정책은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과거의 북방정책이 북한을 고립시키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 정부는 북한의 개혁 및 개방과 국제사회 진입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정부 주도에서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것으로 정책 추진 주체도 달라졌다.
남북이 경제협력을 시도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생존과 발전에 대한 북한의 인식 변화도 있다. 송 의원은 “과거 김일성 주석과 달리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유엔에 가입하지 않으면 북한의 체제 유지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신북방정책은 북·미 관계 개선을 필수 요건으로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송 의원은 “다가오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트럼프가 패배하거나 탄핵 등의 돌발 상황이 생긴다면 북한도 움츠러들 것”이라며 “이번 문 대통령 방북에서 비핵화 선언을 하는 등의 ‘돌이킬 수 없는 진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끝으로 송 의원은 “북방경제협력은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의 대전환을 가져올 것”이라며 “주변 지역 평화와 번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협력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